-매년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 -국내, AㆍBㆍC형 간염 95% 이상 -B형 간염, 혈액 검사 등으로 예방 -C형 간염, 절반 이상 만성 진행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날씨가 더워 얼마 전 인근 계곡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주부 권모(33ㆍ여) 씨는 다음날부터 속이 메스껍고 윗배가 아파 와 불편을 겪었다. 마치 몸살이 난 것 처럼 식은땀도 나고 온몸에 힘도 빠졌다. 혹시 나들이 때 먹은 음식이 체했나 싶어 손가락을 따고 소화제도 먹어 봤지만 차도가 없어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하루 종일 고열에 시달린 권 씨는 혈액 검사 결과 A형 간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하기로 했다.
매년 7월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 노벨 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바루치 블룸버그 박사를 기리기 위해 WHO는 그의 생일로 기념일을 잡았다.
간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총 5가지다. 알파벳 A부터 E까지 순서대로 이름이 지어졌다. 그 중 AㆍBㆍC형 간염 바이러스가 국내 사례 중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BㆍC형 간염 바이러스는 만성 간염을 유발하는 간암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4명 꼴로 감염돼 있다. 심재준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 간염은 주로 출생 중 모체로부터 전염된다”며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출생 당시에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함께 지낸 기간은 40년 이상이나 된다”고 했다.
B형 간염은 혈액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심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40세 이상부터 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성을 급격히 증가시킨다”며 “비활동성 B형 간염이라도 40세부터는 일 년에 적어도 두 번은 간에 대한 혈액ㆍ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간암 가족력이 있거나 음주ㆍ흡연을 많이 하는 남성은 더 주의해야 한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백신은 물론 면역글로불린도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 20만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 약 50~6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전염됐지만 정밀한 혈청 검사가 등장하면서 수혈을 통한 감염은 완전히 예방되고 있다. 문신, 침, 정맥 마약, 성 접촉 등이 주요 원인으로 최근에는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C형 간염 고위험군은 ▷1990년 이전에 수혈을 받은 사람 ▷정맥주사를 통한 약물 남용자 ▷혈액 투석 환자 ▷혈우병 환자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자 ▷C형 간염 바이러스 환자와 성 관계를 경험한 사람 ▷혈액이 묻은 주삿바늘에 찔린 사람 등이다.
이런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한 번은 항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C형 간염은 주로 노년층에서 유병률이 높다. B형 간염에 비해 환자 평균 연령이 10년 정도 많아 60~70대에서 간경화나 간암이 잘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심 교수는 “C형 간염은 국내 간암의 두 번째 원인으로 전체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개발된 경구 항바이러스제가 98%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혈액 검사를 통해 간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은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급성 간염과 그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 간염으로 구분된다. 심 교수는 “A형 간염은 99%의 환자들이 6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면서도 “환자 중 1%에서는 전격성 간부전으로 간 이식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BㆍC형 간염은 A형 간염과 달리 만성 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중년 이후 간경변ㆍ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만성 간염 환자는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때문에 황달, 복통, 복수 등의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아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
심 교수는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실시해 초기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며 “특히 C형 간염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본인도 언제 감염되었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다. 미리 혈액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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