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대부업체 고객신용정보(DB)를 은행연합회에 넘기도록 하는 규정 개정을 예고하면서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부업계는 “저축은행 띄워주기”라며 반발하고 있고, 저축은행은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형 대부업체 신용정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은행연합회)이 수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을 지난달 2일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가 고객 신용정보를 은행연합회로 이관하지 않으면 8월부터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7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공기관이나 민간 사업자는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금융사는 예외로 할 계획이다. 다만 대부업체의 경우 신용정보를 은행연합회로 넘기면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허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집을 금지하겠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대부업체는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그동안 자체적으로 고객정보를 관리해왔다. 2005년부터 축적돼 양적으로 방대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방침에 대부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강화를 저축은행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부업계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보가 공유되면 대부업체 이용 고객 대부분이 다중채무자라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A대부업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의 본질은 저축은행 먹거리 챙겨주기다. 대부업 고객 대부분이 다중채무자인 만큼 대출한도 축소나 만기연장 및 신규대출 거절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대부업체 관계자는 “정보를 넘기지 않아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게 되면 연체고객에 대한 채권집행 과정에서 가입류나 경매 등의 진행이 어려워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서민금융 강화를 위해선 대부업의 고객신용정보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대부업 이용고객에게 높은 대출금리를 받은 건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을 알게 되면 리스크가 줄어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 고객신용정보가 은행연합회에 이전되더라도 바로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저축은행이 대부업 정보를 활용한다면 영업에 활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 고객신용정보의 이관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저축은행으로 갈아탄 대부업체에 대한 눈초리도 따갑다. 대부업계와 저축은행업계 양쪽으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는데, 대부업 고객정보를 저축은행 영업에 활용하려는게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