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도시 예외없이 0.3~0.5% 거래세 해외금융시장 대비 거래세 지나치게 높아 기재부 “0.1% 인하시 年2조 세수공백” 난색 전문가 “양도세 대상·확대 거래세 폐지” 주장 거래세 인하로 투자 확대→세수증가 선순환
“증시가 기업의 가치나 성장성, 글로벌 유동성 등 시장 요인이 아니라 세금 때문에 출렁이는 것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입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해외금융시장과 비교해도 국내 거래세는 지나치게 높습니다. 거래세만이라도 폐지해야 합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는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로 세금 문제를 꼽는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은 각종 세제가 증시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증권거래세와 지분에 따른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세율 인하 등 제도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금 때문에 연말만 되면 매도 폭탄…증시 몸살=국내 주식시장 특히 코스닥 시장은 연말만 되면 큰 손들의 매도세로 몸살을 앓는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은 사업연도 종료일인 12월 31일 기준 특정 종목의 지분 1% 이상, 혹은 25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는 선진금융시장과 달리 지분에 따라 일괄적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큰 손들이 연말에는 주식을 팔고, 연초에 다시 매입하는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증시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성과는 12월 중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26일 이후에는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급격하게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12월 중 지속된 약세에 따른 저가 매수가 나타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4월부터는 대주주 범위가 보유금액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아졌고, 오는 2021년에는 3억원까지 확대되는 만큼 연말에 몰리는 매도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세는 거래세대로 걷는 상황에서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을 늘리는 것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해외와 비교해도 높은 거래세…이중 과세 논란=투자자들은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때도 국내에서는 예외없이 0.3~0.5%의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투자액이 많은 투자자들이라면 양도소득세 뿐아니라 거래세까지 이중으로 세금을 내는 셈이다. 하지만 선진 금융 시장에서는 거래세를 아예 폐지하거나, 낮추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증권거래세를 0.3%에서 0.1%로 인하했고, 홍콩은 0.1%, 대만은 0.15%, 싱가포르는 0.2%로 국내에 비해 크게 낮게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아예 증권거래세가 없다.
반면 코스피 종목의 경우 거래대금의 0.3%(농어촌특별세 0.15% 포함), 코스닥과 코넥스도 0.3%를 부과하고 있다. 상장주식의 장외 거래나 비상장 주식의 거래는 0.5%가 적용된다. 특히 손실을 보고 파는 주식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정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진시장은 증권거래세가 없거나 낮추는 추세”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기준으로 보면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세율 인하 난색’…금투업계 “거래세는 폐지해야”=기획재정부는 증권거래 세율 0.1% 인하 시 연간 2조원의 세수 공백이 우려된다며 세율 인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담당부처가 아니다보니, 세제개편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등 업계와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차라리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을 모든 주주로 확대하고, 대신 거래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증권거래세를 0.1%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최근 발의했다. 김 의원은 “증권거래세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금융실명거래게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실제 소득 귀속자 파악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1995년 금융실명법 제정 이후 실질소득자의 모든 금융 거래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된 만큼 거래세를 대폭 낮추면서 양도세로 과세 방식을 전환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세 인하로 투자가 더 활발해지면 세수가 오히려 늘어날수 있다”며 “대다수 선진국이 거래세 대신 양도세로 일원화한 만큼 투자자 활성화를 위한 세율 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나래ㆍ김현일ㆍ최준선 기자/tickto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