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누가 자살자 할래?”

팀장의 질문에 한 경찰 대원이 “제가 할게요”라며 손을 들었다. 그는 곧 지체없이 웃옷을 벗어던지곤 한강에 몸을 던졌다. 그러자 ‘자살자’를 구하기 위해 다른 대원 한 명이 하얀 물살을 가르며 매섭게 달리는 보트 위에서 레스큐 튜브를 들고 수면 아래로 뛰어들었다.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한 속도였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월 두 차례 실시하는 한강경찰대의 수상훈련에 동행했다. 이 날은 팀 별 훈련을 하는 날이었다.

한강경찰대가 전체 소집 훈련과 팀 별 훈련 등 월 2회씩 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해마다 300명씩 한강 다리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는 사람들 때문. 지난해에만 313명이 뛰어들었고 105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208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인양됐다.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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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자살자는 여름철에 특히 많다. 하루에도 약 10건의 자살 의심 신고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한 두건은 실제 투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41.5㎞, 마라톤 풀코스(42.195㎞)와 비슷한 길이의 한강을 마라토너처럼 쉼없이 오간다. 이대호(50) 한강경찰대 경위는 “옆 섹터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와 출동했다가 우리 섹터에서 투신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며 “여름철엔 늘 언제 어디서 자살자가 발생할지 몰라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일단 자살 신고가 들어오면 투신 지점으로 출동한다. 신고자가 정확한 위치를 말해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시에는 다리 난간 위 켜켜이 쌓인 먼지 위에 남은 손자국이나 유류품 등을 통해 파악한다. 그럼에도 실제 구조되는 비율은 10명 중 3명 뿐이다. 나머지 7명은 끝내 변사체로 인양한다. 물이 탁해 가시거리가 짧기도 하지만, 투신한 자살자가 본능적으로 헤엄치며 투신 지점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종잡을 수 없는 조류도 문제다. 신속한 구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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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이런 이유로 훈련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한다. 차량 침수를 가정해 신속히 한강에 입수, 운전자를 구하는 이른바 ‘래피드 다이브 시스템’ 적응 훈련부터 경찰대원 전원 장비를 착용하고 2인 1조 교대로 하강 및 수색, 동시상승하는 잠수수색 훈련도 진행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반복되는 훈련이 귀찮을 법도 하지만 누구 하나 대충하는 사람이 없다. 까맣게 탄 피부 위로 물이 아닌 땀이 흐를 때까지 훈련을 반복한다.

이렇게 훈련을 하면서도 전 대원의 ⅓은 체력증진과 자기 보호 차원에서 매일 수영 강습을 받거나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 만 5년째 한강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이규동(49) 경사는 “한강 부유물에 호흡기가 걸려 아찔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항상 신고받을 때마다 긴장감이 엄습한다”고 말했다.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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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한강결찰대 인명구조 훈련./ 안훈 기자 rosedale@ 2014.07.16

불철주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려내려 노력하는 한강경찰대원들이 가장 허탈하고 가슴 아플 때는 간신히 구해낸 구조자가 다시금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이 경사는 “3번이나 구해낸 사람이 있었는데 네번째에는 강 바닥에서 건져냈다”며 “항상 투신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반드시 찾아야겠다는 각오지만, 죽으려는 사람은 결국 죽음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씁쓸해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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