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지정·해제기준 ‘애매’ 위험관리평가기준도 ’모호‘ 당국서 그룹전반 통제가능 2일부터 시행하는 금융그룹통합감독 모범규준엔 유독 금융위원회에 광범위한 재량권을 주는 구절이 눈에 띈다. 특히 감독대상의 지정ㆍ해제와 관련해선 임의적으로 해석되고 적용할 수 있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 모범규준으로 자본적정성 비율(필요자본 대비 적격자본 비율)이 급락해 최악의 경우 계열사 지분을 팔거나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금융그룹으로선 객관적 기준 보다는 금융위의 ‘의중’에 생사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4장 22개조로 이뤄진 모범규준에서 일단 감독대상으로 어떤 그룹을 넣고 뺄지를 정한 2장 5조가 오묘하다. 자산총액 합계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이면 대상이 된다는 ‘1차 요건’은 명확한데, 그 이후 변수에 관해선 규정이 애매하다. 자의적 풀이가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겼다.

대표적인 게 같은 조 3항이다. ‘금융그룹이 감독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금액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그로부터 3년간은 해당 금액기준을 4조원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정했다.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가치 등이 떨어져 자산총액이 5조원을 밑돌아도 통합감독 대상에서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금융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갖고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조 4항도 금융위의 권한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통합감독 대상으로 지정된 금융그룹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직권으로 또는 대표회사의 신청에 따라 해당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정했다.

금융그룹 위험관리역량 평가항목도 정량적인 기준보다 정성적 요인에 의해 좌우될 여지가 있다. 그룹위험의 평가에 관해 거론한 4장 18조엔 금융위가 ▷그룹 위험관리체계의 적정성 ▷금융그룹 자본의 적정성 ▷내부거래 및 위험집중의 적정성 ▷위험관리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그룹위험 실태평가의 시기, 방법ㆍ기준 등 세부사항은 금융위가 별도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적정성 평가 때 위험관리 역량 등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모범규준은 통합감독 대상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자본적정성 비율 등이 기준에 미달하면 자본 확충ㆍ위험자산 축소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할 것을 ‘권고’토록 했다. 말이 ‘권고’이지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는 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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