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 “현지 생산비 증가에 고용 악화 우려” 도요타, BMW 등 부정적 의견서 잇달아 “조사 4주 이내 완료” 공언에 졸속 도입 우려

[헤럴드경제=온라인섹션]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안을 놓고 현지 생산비 증가와 타국의 대응 조치로 인한 보복관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나 상공회의소도 부적적인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전미자동차노조 등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층’만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안을 주장하고 있다.

1일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도요타와, BMW, GM, 현대ㆍ기아차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관세 부과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현대차는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서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생산비가 10% 가량 증가한다”며 이는 결국 미국 내 고용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현지에서 만들어지는데, 생산비용이 늘면 차량 가격 인상과 판매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전제로 인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와 협력사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인력은 2만5000명이고, 835개 대리점을 통한 간접 고용 인력은 4만7000명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수익성이 악화되면 협력사와 함께 오는 2021년까지 수십억달러 규모로 잡아놓은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현대차의 미국 투자 규모는 83억달러다.

기아차도 같은 내용을 의견서에 담았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3분의 1을 현지에서 생산하면서 2만5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대리점을 통한 간점 고용 인력은 3만8000명이다. 현재까지 미국 투자 규모는 77억달러다.

이 외에도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미국 내 판매가 줄었고, 미국 자동차업체들과 주력 차종이 달라 자사 제품이 미국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요타 미국법인도 “켄터키주에서 생산하는 캠리 승용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30%를 수입한다”며 “25% 관세를 부과하면 캠리 가격이 1800달러나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에서 3만6285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70% 이상을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해 미국 무역적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중인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안은 미국 자동차 업체로부터도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 GM과 포드 등 12개사가 가입한 자동차제조업연맹은 “25%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차 한 대당 소비자 부담이 평균 5800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로 3년여 동안 19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업체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대목은 다른 국가들의 보복 대응이다. 다른 국가들이 보복에 나서면 일자리 감소폭은 62만4000명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자동차업체인 GM도 “관세가 비용 증가와 판매 감소, 경쟁력 약화,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반대 견해를 냈다. 미국상공회의소도 “정부가 보호하겠다는 자동차산업에 오히려 충격적인 피해를 주고,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협이 있다”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인과 노동자, 남성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층만은 관세 부과안을 주장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자동차산업의 민간 기술이 군사 용도로도 사용되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경제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232조 조사에 따른 조치(관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관세 부과에 대한 조사가 3~4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 밝히며 발빠른 행보를 보여 이미 관세 부과안으로 향방이 결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는 19일과 20일에 열리는 상무부 공청회가 끝나자 마자 결론을 내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강 관세를 강행해, 자동차 부품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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