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로 담배냄새 스며 들고…복도쓰레기 때문에 문 못열어 공지 안내문 · 방송도 무용지물…이웃간 얼굴 붉히는 일 다반사

경기도 파주 야당동에 거주하는 A 씨는 벌써 1년째 담배 냄새로 스트레스 받고 있다.

일주일에 몇 차례씩 아랫집인지 윗집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부터 안방 화장실로 담배 냄새가 스며들기 때문이다. 인터폰을 걸어 확인도 해봤지만 번번이 자신들은 아니라는 답만 돌아왔다. 관리실에 민원을 넣어 금연 당부 방송도 여러차례 해보고, 1층 엘리베이터에 공지문도 붙여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A 씨는 “관리실에 문의해도 환풍기를 돌리라는 말 뿐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전 송강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B 씨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현관문을 활짝 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매번 쓰레기를 현관 앞 복도에 내놓는 옆집 때문이다. 현관이 나란히 붙어있는 터라 냄새는 물론 쓰레기봉투에 파리까지 꼬이기 시작했다. B 씨는 “내 자식이 집에서 코를 막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냄새’ 문제로 인한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층간 담배 냄새와 더불어 기온이 올라 음식물 등의 부패 속도가 빠른 여름철 쓰레기 악취가 갈등의 주 원인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주민 간 협의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중재를 통해 해결되지만 구청과 시청, 심지어 경찰청에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C 씨는 사이버 경찰청 홈페이지에 “일년 전 이사온 직후부터 옆집 부부가 한시간에 몇번씩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관리실에 민원을 넣어도 방도가 없다”며 글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소음과 달리 냄새 문제를 해결할 규정은 없다. 서울시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악취 기준은 있지만, 그 기준이 공사장이나 하수구 악취 등에 한정돼 있어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악취 문제는 피해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합의 유도 제도인 ‘알선제도’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구청 민원으로 해결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은 집 앞에 물건을 적치해두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한 소방법 제30조 2에 따라 복도에 쓰레기봉투를 내놓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소방 관계자는 “소방법에서 말하는 물건이나 장애물은 고정이 되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간단하게 움직일 수 있는 쓰레기봉투는 해당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담배 역시 기준조차 없다. 국민건강증진법 제 9조에 어린이 놀이터 등 미성년자들이 모이는 장소 등 일부 공중이용시설에 한해 금연이 명시돼 있지만 아파트 등 공공주택은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로선 사유공간인 자택 내 흡연을 제재할 방도가 없다. 결국 조정 기구조차 없어 주민간 협의가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이와 관련, 마포구청 관계자는 “공동주택 내 담배 냄새나 쓰레기 악취 문제는 관련 규정도 없고, 구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관리사무소 등에서 자체적으로 시정할 수밖에 없다”며 규정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