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단체, 대형 업체의 입장 대변하는 등 교육부와 불협화음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내년부터 국공립 학교를 대상으로 도입되는 ‘학교주관 교복구매’가 교육부와 업체, 학부모 간에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교복가격 안정화에 합의한 대형 교복업체들이 입찰 참여에 소극적이어서 학생, 학부모들만 속을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주관 교복구매 제도 정착’을 위해 교육부와 교복업체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돌연 연기됐다. 교복업체들간에 교육부의 세부 지침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복 기성복을 제작ㆍ판매해온 대형 업체들은 재고 처리를 위해 일반 판매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역 총판과 대리점을 거치면서 붙는 최고 30%대의 이익을 포기할 수 없는 업체들로서는 조달청 입찰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결국 자사 제품의 일반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학교주관 교복구매는 2013년 7월 교복가격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그해 9월 2015학년도부터 국공립 학교에 도입한다고 공고했다.
기존의 학부모와 일부 학부모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공동구매 과정에 이권이 개입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이를 대체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학교주관 교복구매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개인 비용을 학교 회계로 편입하기 때문에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고, 조달청을 통해 최저 가격을 제시한 업체에 낙찰되는 방식이어서 이권이 개입될 여지도 작다.
올 4월부터 학교들이 입찰을 시작했으나 4대 대형 교복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학교와 일반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한 학부모단체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선 학교의 최저가 입찰제 교복은 불량, 저질 교복이 양산 될 수 있어 분명 문제가 있다”며 “교육부는 학생,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교복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를 노출하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학생들간에 위화감을 조성해 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학교주관 구매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합의서까지 작성했던 업체들이 입장을 바꿔 입찰에 나서지 않고 있고, 품질규격과 심사 기준 등 행정지침을 이미 전달했지만 학부모단체는 지침이 미비하다며 제도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교복업체 관계자는 “최초 입찰 공고가 6월에야 나왔고, 대부분의 일선학교에서 학교주관교복구매에 대한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관심조차 없어 전국 5000여개 학교 중 100여개만이 공고를 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또 “학교에서 납품 수량에 대한 보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낙찰받아도 재고부담을 대리점에서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초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구지역에서 중고등학교 교복값을 사전 담합한 4대 대형 교복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대리점들은 지난 2010년부터 학교측과 교복 협상을 벌이기 전에 성서지역 19개 중고등학교의 교복가격을 미리 담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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