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서울 용산구 이촌2동에 홀로 살고 있는 김순명(가명ㆍ80) 할머니는 저장강박증 환자다. 각종 물건과 생활용품으로 가득한 건물에 쓰레기는 물론 반려동물 분변ㆍ사체까지 방치돼 이웃 민원이 상당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3일 김씨 할머니 집에 공무원, 환경미화원, 자원봉사자 등 20명이 모였다. 청소가 시작된 지 2시간 만에 집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집 안을 차지한 건 대부분 쓰레기였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 희망복지지원단이 통합사례관리 사업 일환으로 저장강박증을 가진 위기가구 대청소를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클린업 프로젝트’다.
김씨 할머니는 올해 초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청소와 같은 개입은 완강히 거절해왔다. 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푸른나눔재단(대표 문희곤) 측 현장 방문을 거부했을 정도다.
구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달 이촌2동주민센터에서 관계자 회의를 열고 할머니를 지속 설득하기로 정했다. 이웃 불편을 방치할 수 없고 불결한 곳에서 생활하는 할머니 건강도 염려됐다.
동주민센터와 구청 공무원 설득에 결국 마음의 문을 연 김씨 할머니는 청소 동의서를 작성, 구에 제출했다. 대청소 날짜가 잡히자 공무원들이 바빠졌다. 복지정책과는 어르신 신변 보호, 청소행정과는 폐기물 처리, 건강증진과는 방역, 푸른나눔재단은 폐기물 수거와 청소 등 업무를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남산동물병원은 피부병 질환을 보이고 있는 반려동물을 맡아 치료 후 할머니께 돌려드릴 예정이다. 강박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연2회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구는 이달 초에도 위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서계동 정모씨 집에서 대청소를 시행한 바 있다. 이후로도 저장강박 위기가구를 지속 발굴,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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