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수입 늘어나 반도체 꺾이면 수출도 타격 다양한 악재 겹치면 현실화 외환·채권에 치명타 될수도

금융권의 시선이 일제히 경상수지를 향하고 있다. 무려 74개월째 이어온 경상흑자 기조가 자칫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다. 당장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하반기 특정 시기 각종 악재가 겹치면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적자가 날 경우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미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집계한 4월 경상수지는 17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51억800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2년 4월(9000만 달러)이후 최소 규모다.

물론 배당이 많았다. 이달 지급된 배당액은 75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고, 이에 따라 본원소득수지 적자도 58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 때문에 5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에도 경상수지 흑자는 4월 36억7000만 달러로 하락했다가 5월 58억4000만 달러로 회복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13대 주력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7%였지만, 반도체를 뺀 12대 품목은 오히려 1.9%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반면 유가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4월 수입이 무려 12.5%나 급증한 것도 이 탓이다. 4월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57.4달러로, 전달(53.4달러)보다 4달러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다섯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4.33달러였다. 이에 따라 5월에도 원유도입 단가가 배럴당 5달러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여 수입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연간 11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월 10억 달러의 적자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전쟁 등도 위협 요인이다. 해외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는 미국이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등에 관세를 부과하면 0.1%포인트, 중국산 제품까지 관세 부과대상에 포함하면 0.9%포인트가량 세계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유리할 리가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과 유가 상승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흑자폭은 줄어들 것”이라며 “다양한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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