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16세기 부터 러시아 제국 국경 경비를 맡아 온 카자크(코사크ㆍCossacks)가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 격추에 개입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정보당국이 말레이기 격추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Buk 지대공 미사일(SA-11) 발사 명령이 돈 카자크의 오랜 지도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코지친<사진>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수세기동안 러시아의 용병이었던 카자크는 지난 크림반도 합병 사태 때도 여러 개입 증거가 포착됐다. 러시아는 이번에도 ‘손에 직접 피를 묻히지 않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은 MH17기 격추와 관련, 미 정보당국자들은 아직 누가 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독립주의자, 카자크 등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정보분석가들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입수한 반군 측 사고 관련 교신내용을 분석했고 모호하긴 하나 코지친의 음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가 러시아어를 번역한 내용을 통해 NBC는 친러 반군이 코지친에게 상황보고를 했다는 점이 러시아가 비행기 격추에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교신 도중 반군 대원은 코지친에게 “AN-26 수송기라고 TV에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행기에 말레이시아 항공이라고 씌어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땅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코지친은 “그건 그들이 스파이를 태우고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행하지 말아야했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코지친은 격추 한 달 전에도 반군에게 우크라이나 국경초소에 대한 군사작전을 명령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또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반군이 군 연료저장소를 목표로 하고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한 내용들과, 싸우기를 거부하는 반군 전사들에게 “슬로뱐스크에서 충돌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투쟁 압력을 넣었던 내용들도 공개했다. 그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소속 9명의 조사단을 납치하는데 개입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노바야가제타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코지친은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에서 모병 활동을 벌였으며 이들을 데리고 남부도시 로스토프-온-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을 순찰했다.
이외에도 반군이 자체 건국한 도네츠크공화국의 국방장관 이고르 이바노비치 스트렐코프 등이 용의선상에 올라있으나 코지친 등에 대해 용의자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를 거부했다고 NBC는 전했다.
한편 카자크는 수세기동안 러시아의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된 도구였다. 16~17세기 타타르와 투르크의 침공을 막았고 2차세계대전 독-소 전쟁에서 이름을 떨쳤다. 최근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공항, 경기장, 시내 경비를 담당했고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과정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 로잔스키 윌슨센터 케넌 연구소 소장은 카자크에 대해 “역사적으로 ‘전사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며 카자크의 우크라이나 개입이 지난 1990년 발생한 트란스니트리아 전쟁과도 닮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의 성향에 대해 “러시아 국경 밖에서 슬라브족이 공격받으면 싸움에 참가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당시 전쟁에서도 분리주의자들을 돕기 위해 전쟁에 참가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