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ㆍ강승연 기자]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해 16일째 포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번엔 웨스트뱅크(서안지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하마스 같은 이슬람 무장정파를 아예 뿌리 뽑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인다.
궁지에 몰린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에 맞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최후의 결사항전을 벼르고 있다.
▶이, 서안지구 ‘징벌적 주택철거 부활’=23일(현지시간) 미국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대니 데논 이스라엘 국방부 차관은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다스리고 있는 서안지구에서 가자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군사력을 동원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논은 “유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역사적 지명)에 사는 아랍인들의 일상을 통제할 생각은 없지만, 더이상 우리(이스라엘) 병력을 철수한 채 PA에 이스라엘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며 “이스라엘 방위군(IDF)을 투입해 자유로운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것이야말로 서안지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지난 2005년부터 가자지구에서 손을 떼고 PA에 자치권을 부여, 이슬람 극단주의를 스스로 제어하게 만들어 ‘중동의 싱가포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징벌적 성격의 주택 폭파 철거(punitive demolition) 정책을 9년 만에 전격 부활시키며 ‘하마스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테러리스트를 친척으로 둔 팔레스타인인들의 주택을 강제로 없애 하마스의 테러 작전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이스라엘군 중부사령부는 지난 4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에 실탄을 발사해 살해한 팔레스타인 2명에 대해 지난달 말 주택 철거 명령을 내렸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서안지구를 손에 넣은 이스라엘은 이 같은 혐의를 들이대며 수백채의 주택을 파괴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B’Tselem)에 따르면 2001년과 2005년 사이 이스라엘군이 파괴한 팔레스타인 가옥은 664채에 이른다. 또 이러한 ‘연좌제’ 때문에 하루아침에 집 없이 떠돌이 신세가 된 팔레스타인인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마스, 최후의 결사항전 준비=뉴욕타임스(NYT)는 궁지에 몰린 하마스가 ‘옵션 제로’(option zero)를 외치고 강력한 무장투쟁으로 전환하면서 전쟁을 통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하마스는 아랍 지지세력들을 조금씩 잃고 있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내전에 정신이 없고, 이란과의 유대관계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이집트도 압델 파타 엘-시시가 이끄는 군부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경통제는 더욱 거세졌다.
국경지역 빈곤과 실업도 문제가 됐다. NYT에 따르면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후 이곳 실업률은 50%에 달하고 있다. 밀수 등에 의존하던 가자 경제는 국경경비가 더욱 강화되면서 어려워졌다.
특히 이집트 신정부와 이스라엘이 대대적으로 땅굴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국경 무역에 있어 젖줄과도 같았던 땅굴이 타격을 입었다. 동시에 보급도 원활하지 않아 여러모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170만명의 주민들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4만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정부 공무원 급여 지급도 어려운 수준이다. 당장 해결이 필요한 것은 가자지구 물 부족, 주택 및 의약품 부족 문제 등이다.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700명을 넘어서며 가자 내부에서도 궁지에 몰린 하마스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전쟁 뿐이다. 하마스는 결사항전 태세로 땅굴을 이용한 급습을 통해 이스라엘 지상군과 맞서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지난 22일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 인근 2㎞ 지점에 떨어지자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문영규ㆍ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