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공개 “비핵와 여정 첫발” -볼턴 “리비아모델 많이 염두”…北 반발 설득 과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수십년간 한반도에 짙은 어둠을 드리웠던 북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선언에서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최고지도자 가운데 비핵화 의지를 담은 문서에 직접 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 때는 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고만 돼 있고,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 총리가 서명했을 뿐이다.

김 위원장은 또 문 대통령에게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감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5월중 폐쇄하겠다며 한미 언론인을 초청해 이를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0일 “문을 닫는 폐쇄는 폐기와는 다르다”면서도 “그래도 폐쇄 장면을 대외에 공개하겠다는 것은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여정의 시작으로 의미 있는 첫발”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비핵화 프로세스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직후 유세집회에서 “북한과의 회동이 3~4주 이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5월말에서 6월초로 예상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당겨 가질데 대한 의욕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과의 28일 전화통화에선 남북 정상이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한다’고 합의한데 대해 공감을 표명했다.

연내 종전선언 구상은 비핵화문제와 동떨어져 진행될 수 없다는 점에서 남북미가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달성에 일정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이달 초 극비리에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얘기를 전하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방법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 심각한 주제들, 두 나라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이슈들에 대해 폭넓게 대화했다”며 논의가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처럼 비핵화 프로세스 진행 과정에서 비핵화의 세세한 방법과 시기 등을 놓고 북미 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당장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비핵화 해법으로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리비아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와 북한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은 또 대북제재 해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가한 ‘최대의 압박’ 작전과 정치ㆍ군사적 압박이 현 상황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 포기 전까지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핵 포기 뒤 몰락한 무아마르 카다피의 전례를 지켜본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북미간 입장 차는 3~4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세기의 회담이 될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카드를 내미느냐에 따라 해소 또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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