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인근서 포격…호주·네덜란드 안전 고려해 병력파견 보류

[헤럴드경제]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 사고현장에 관련국 경찰의 접근을 허용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반군 지도자인 알렉산드르 보로다이가 관련국 경찰의 사고현장 접근에 동의했다며 말레이시아 경찰관 68명을 오는 30일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또 나집 총리는 호주, 네덜란드와 논의를 거쳐 사고현장에 공동으로 경찰을 파견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경찰은 호주와 네덜란드에서 파견한 경찰과 함께 사고현장 조사단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접근이 허용된 국제조사단조차 안전문제 때문에 제대로 증거를 모으지 못했다”며 “사고현장을 통제해 적절하고도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군이 국제사회의 집요한 요청에 관련국 경찰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이날 사고현장 인근에서 포격이 이어지면서 네덜란드와 호주 당국은 이날 예정한 경찰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이날 반군이 장악한 그라보브에서 1㎞ 떨어진 지점에서 집중 포격이 이뤄졌다.

사고현장 인근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포격에 놀란 주민들이 피난길에 나섰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교전 때문에 사고현장 방문을 취소했다.

OSCE 사찰단의 알렉산더 허그 부단장은 취재진에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사고현장이 안전해 보이지 않아 조사단은 내일 아침 파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26일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로 진격해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집결한 도네츠크시 봉쇄·탈환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돼 탑승자 298명 전원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네덜란드 국적자는 193명, 말레이시아인은 43명, 호주인은 3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