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검찰은 지난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의 위조된 부품 시험성적서 문제를 무마시키는 과정에서 권영모(55)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이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23일 권씨를 변호사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김광재(58)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권씨가 “시험성적서 위조와 관련해 AVT를 형사고발하지 말아달라”고 청탁했다는 구체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AVT가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를 덮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과 철도시설공단 임직원에게 금품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AVT는 지난해 5월 인천공항철도 부품성능평가를 위해 철도시설공단에 문제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했다. AVT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담당자에게서 공인받지 않은 시험값과 서류양식을 넘겨받고 공식 발급받은 것처럼 꾸몄다.
그러나 한 평가의원이 시험성적서 발급번호가 없는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기고 이의를 제기해 위조 사실이 들통났다. 이에 철도시설공단은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AVT의 성능검증 신청을 반려하고 평가 담당자 3명을 징계했을 뿐 AVT를 형사고발하지 않았다.
AVT는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시험성적서 위조가 쟁점이 될 기미를 보이자 권씨를 통해 의원들의 질의를 막으려 했으나 심재철 의원의 집중 질타로 사실상 실패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또 2012년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도 경쟁업체 팬드롤코리아를 제친 AVT가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권씨를 통해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AVT가 감사원 감사관 김모(51)씨에게 뇌물을 주며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깔린 팬드롤코리아 제품의 문제점을 부각시킨 뒤 이런 감사결과를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에 반영해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권씨는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을 도와준 대가로 김광재 전 이사장에게 2013년 2월부터 11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10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와 김광재 전 이사장은 영남대 선후배 사이다.
검찰은 이러한 과정에서 권씨가 AVT로부터 총 3억8000여만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400여만원씩 모두 2억1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활동비 명목으로 6000여만원을 추가로 받았고 650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긁는가 하면 한 달 리스비용 90여만원짜리 그랜저 승용차를 제공받아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