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임 성격 기관 EMP는 ‘뭉칫돈’, 공모시장 자금유입 저조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큰손’ 기관투자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ETF자문 포트폴리오(ETF를 50% 이상 담아 운용하는 상품ㆍEMP)' 시장은 뭉칫돈이 몰리면서 웃음꽃이 폈지만, 공모형 EMP 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힘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1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EMP 위탁운용사 제안서 접수를 마치고 선정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위탁운용 선정은 우정사업본부의 첫 EMP 투자로, 이달 말까지 4개의 운용사가 최종 선발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연기금 가운데 최초로 EMP에 투자한 공무원연금은 최근 기존 투자 금액에 1000억원을 추가해 총 2000억원의 EMP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ㆍ우정사업본부 등 큰손 기관투자자들은 EMP를 통해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점으로 꼽는다. 이들이 이용하는 EMP는 기관들이 구미에 맛는 ETF를 요청할 수 있는 일임형 성격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의 주식ㆍ채권 방식에서 탈피해 원하는 ETF를 다량으로 구매하는 EMP 투자가 ‘큰손’들에게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이미 몇년전부터 다른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EMP 방식의 투자를 꾸준히 해오고 있고, ETF를 원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대표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이나 코스피를 추종하기 위해 관련 ETF를 절반이상 담고 나머지로 수익을 내려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기관투자자들은 해외주식보다 국내주식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수단으로서 EMP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행 자금 규모에 비해 운용 인력이 부족한 기관투자자들은 선별된 ETF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을 EMP의 장점으로 꼽는다.

주식운용팀이 5명 내외라고 밝힌 한 기관의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기관일수록 잘 셋팅된 투자 대상을 원한다”며 “과거에는 적은 인력으로 모든 종목을 검토하기 어렵기에 ETF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모든 ETF에 대한 검토가 어려워 운용사가 미리 짜놓은 EMP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큰손들의 EMP 시장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도 매매할 수 있는 ‘공모 EMP’ 시장의 자금 유입세는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삼성자산운용ㆍ미래에셋자산운용ㆍ한국투자신탁운용 EMP 상품들의 운용 규모는 33억~192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온 8개 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세 역시 저조하다. 수익률이 대부분 1% 내외에 머무는 데다 기관투자자와 달리 선호하는 ETF 조합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형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ETF를 하나만 매수해 '고수익 고위험'을 노리던 개인투자자들로선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하는 EMP 상품이 낯설 수 있다”며 “ETF 조합이 다양해지고, 이런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증명되면 시장에서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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