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적 근력 훈련 허벅지에 집중 - 300회 연습.. 홈 잇점 톡톡히 - 윤성빈 재능 알아본 스승도 재차 주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4)이 민족의 명절 설날인 16일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켈레톤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가 금메달은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 4차 주행에서 윤성빈은 전날 1, 2차 주행 기록 합계 3분20초55를 기록,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2위와 압도적 격차를 벌리며 1위에 올랐다. 은메달 니키타 트레구보프(러시아 출신)와 격차는 1.63초나 된다.

동메달은 돔 파슨스(영국)에게 돌아갔다.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던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이번에도 4위에 그치면서 분루를 삼켰다. 김지수(24ㆍ성결대)는 깜짝 활약을 펼치며 6위에 올랐다.

▶순간 폭발력 극대화… 여성 허리둘레 급= 스켈레톤 선수들의 공통점은 바로 하체, 그 가운데서도 허벅지 근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50여미터를 달리는 초기 스타트 부분에서 하위권 선수들과 상위권 선수들의 실력 격차는 크게 난다. 스타트 시간을 단축시키는 핵심 동원은 신체 가운데 압도적으로 허벅지 근력에 기인한다.

스켈레톤과 비슷한 썰매 종목 가운데 루지의 경우엔 스타트 스피드의 상당 부분이 상체 근육 그 가운데서도 가슴과 이두·삼두 근육에서 나온다. 설상 종목 가운데 루지와 스켈레톤 선수의 체형을 보고서도 어떤 선수가 어느 종목 선수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스켈레톤은 하체가, 루지는 상체가 잘 발달해야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있다.

윤성빈의 허벅지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윤성빈은 다년간 혹독한 훈련으로 다리 근력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순간폭발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한다리로 섰다가 점프해 다시 다른 다리로 서는 폭발근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구력을 키우는 자전거 타기 등 운동보다는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인 힘을 낼 수 있는 훈련을 그가 주로 취했다.

윤성빈의 허벅지는 스켈레톤 심판들도 엄지를 치켜세운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마틴 루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심판(스위스)은 “지금까지 수많은 선수들을 만나고 굵은 허벅지를 봤지만 윤성빈의 허벅지는 내 평생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훈련 또 훈련… 홈 잇점도= 윤성빈 선수는 지난 15일 대회 첫날 경기를 치른 다음 금메달이 유력해지자 한국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금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이러는 것은...”이라며 멋쩍어 했다. 그러나 그가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스켈레톤 부문 세계 1위고 대회 첫날 트랙레코드를 새로 갈아치우면서 금메달 가능성을 스스로 높여놓았기 때문이다.

윤성빈 선수의 또다른 금메달 획득 원인은 ‘홈 잇점’도 있다. 윤성빈 선수는 이번 대회가 열린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윤성빈 선수가 연습을 반복한 횟수는 모두 300회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차례 트랙을 타본 이후 실전에 참여하게 되는 외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잇점을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성빈은 훈련 외에도 좋은 대회 성적을 위해 많게는 하루에 9끼의 식사를 하면서 체중을 불렸던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상을 넘어= 윤성빈 선수 등장 전 세계 스켈레톤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10년 동안 쌓아올린 거대한 제국이 있었다.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한 2012년엔 이미 ‘황제’로 일컬어지고 있었다. 그는 윤성빈의 우상이다.

평범했던 고등학생 윤성빈의 인생이 바뀐 것은 그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알아본 신림고 체육교사이자 서울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를 겸하고 있던 김영태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가 스켈레톤에 입문한 것은 2012년 초. 윤성빈 선수는 불과 3개월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서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부터는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첫 시즌인 2012~2013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아메리카컵에서 톱5에 들었다. 다음 시즌엔 아메리카컵 3~4차대회 동메달, 5차대회 은메달을 따며 메달권에 진입했다. 대륙간컵 6차대회에선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윤성빈 선수는 올림픽 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한 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설날 아침 그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