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해 후반부터 본격화한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우리경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그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국제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그 타격을 흡수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외환시장의 안정성 유지와 수출 제품ㆍ시장 다변화 등 구조 고도화와 함께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 및 중소ㆍ중견기업의 환리스크 지원제도를 강화함은 물론, 보호무역주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130~1150원선에서 거래됐으나 올해초에는 한때 달러당 1060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원화절상률이 8.2%를 기록했다.

이러한 환율 하락은 원유 등 수입물가를 끌어내려 물가의 하향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두바이유 국제유가는 지난해 올 10월 배럴당 56달러에서 11월과 12월에는 61~62달러로 오른데 이어 올 1월에는 66달러로 최근 4개월여 동안에 2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휘발류 가격은 올 1월에 리터당 평균 1551원으로 지난해 1월(1506원)과 비교해 2.9% 오르는 데 그쳤다.

기획재정부도 석유류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에도 지난해 기저효과와 환율 절상 등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에 24%를 기록하며 일본(6.2%)이나 중국(6.5%)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4분기에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8.5%에 그침며 일본(9.2%), 중국(10.1%)에 미치지 못했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에는 -0.8%포인트로 하락했고, 4분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3%포인트로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 결제통화 중 달러화 비중이 85%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수출기업들이 원/달러환율 하락에 따라 채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적인 물량조절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화표시 수출가격에 전가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방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화강세 지속으로 인한 수출 불안이 내수 경기 악화로 전이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원화강세에 대비해 수출제품 및 시장의 다변화 등 수출 고도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며, 환보험과 유동성 지원 확대 등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과 중소ㆍ중견기업의 환리스크 지원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과, 원화 강세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주력 수출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도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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