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액면발표후 나흘간 1조4천억원 넘게 매도 -단기적으로 실적 우려있지만 저평가 매력 부각 될 것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액면분할을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는 물량을 쏟아내고 있고, 국내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삼성전자의 이익전망치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는 1조3천701억원, 기관은 4천318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호재로 여겨지는 액면분할 결정을 발표하고도 외국인과 기관 매도로 주가가 부진한 것은 1분기 이후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외에도 차익 실현 욕구, 액면분할 과정에서 거치는 거래정지 기간의 불확실성 등도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계 증권사 CLSA는 삼성전자의 올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한 단계 내렸다. 목표 주가도 33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50만원이나 하향 조정했다. 280만원 목표가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하면서 파란을 불렀던 모간스탠리가 제시한 가격으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JP모간도 목표가를 3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췄다. 노무라증권 역시 목표가를 37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소폭 내렸다.

먹구름 낀 삼성전자…중장기적으로 여전히 ‘맑음’

국내 증권업계에 팽배했던 낙관론도 한풀 꺾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325만원에서 310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65조9000억원에서 60조500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현대차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각각 목표 주가를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조정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기는 2년 만에 처음”이라며 “스마트폰 수요 부진의 영향이 어느 정도 확인될 때까지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춘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높은 주가로 인해 수급상으로 취약한 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이폰X의 1분기 물량 감소와 원화 강세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이전 전망치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조정이 일시적인 것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상승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반도체 업황이 그간의 우려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가도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 주식이 230만원대라면 가격 자체가 상승 모멘텀이 될만한 수준이어서 조만간 하락 추세를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