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기는 ‘어루러기'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해 어루러기로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은 모두 모두 7만3천69명이었으며,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6~8월)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어루러기는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 피지가 많은 부위에 연한 황토색이나 황갈색, 붉은색을 띄는 반점형태로 나타난다. 문제는 어루러기를 백반증으로 오해해 치료를 미루는 사례들이 많아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백반증은 하얀 버짐같은 탈색반이 섞여 드러나면서 피부에 휜색반점이 생기는 후천적인 탈색소성 질환인데 착각을 일으키키 쉽다. 또 어루러기와 마찬가지로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없다는 것도 유사하다.하지만 백반증과 어루러기는 엄연히 다른 피부질환이다.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 효모균이 피부표면 각질에 감염되면서 색소변화를 일으키는 표재성피부곰팡이증의 일종인 반면,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가 결핍되고 파괴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또한 육안으로도 자세히 관찰하면 그 차이를 찾아낼 수 있다. 백반증은 환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환부 주변의 경계선이 존재한다. 반면 어루러기는 그렇지 않고 끝부분으로 갈수록 흐려져 마치 물감이 번진 것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우드등 검사다. 우드등은 산화니켈과 실리케이트 필터를 이용해 특정파장의 자외선을 내뿜는 장비다. 정상피부에서는 형광반응이 나타나지 않지만 어루러기를 비롯한 저색소피부조직에서는 자외선이 반사되면서 특징적인 형광색을 띄게 된다.
실제로 우드등 검사에서 백반증은 흰색 반점의 경계가 뚜렷하게 보이지만 어루러기는 병변부위가 뚜렷하지 않고 황금색 형광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현재 임상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 중인 진단검사다. 이진혁 우보한의원장은 “어루러기와 백반증 모두 여름철에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발병률이 높지만, 어루러기는 곰팡이균의 특성상 덥고 습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비해 백반증은 여름철 강한 자외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며 “백반증 환자가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각질형성세포는 파괴되고 피부는 쉽게 일광화상을 입게 된다. 그렇게 되면 환부가 점차 커지면서 번지는데, 이를 쾨브너 현상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어루러기와 백반증은 발병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도 다르다. 어루러기는 곰팡이 균을 잡는 게 우선이고,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 결핍과 파괴를 억제하면서 생성을 촉진시키는 치료를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어루러기’와 ‘백반증’을 모두 풍사(風邪,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운)가 침범해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라는 뜻으로 ‘전풍(?風)’의 범주로 묶는데,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신체 면역력이 교란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다만 한의학적으로 어루러기는 붉은 빛에 가깝고 ‘혈(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자전풍, 백반증은 흰 색이면서 기(氣)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백전풍으로 구분한다.이 원장은 “어루러기와 백반증 모두 면역력을 정상화시키는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여기에 각 질환의 특징에 적합하게 어루러기의 경우 항진균 기능이 좋은 작약, 육계 등을 처방하고 백반은은 멜라닌색소 생성을 촉진하는 당귀, 천궁, 산약 같은 한약재들을 처방한다”고 말했다.최진욱 juchoi@heraldplu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