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연루된 ‘재력가 살인교사 사건’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지난 3월 살해당한 송모(67) 씨의 금전 출납 장부에 현직 검사의 이름까지 적시된 것으로 드러나 수사당국의 칼끝이 살인사건과는 별개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향할지 주목된다.
1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송 씨는 2000년대 후반부터 지난 3월 살해되기 전까지 일별 금전거래 명세 등이 담긴 이른바 ‘매일 기록부’를 작성해 왔다. 여기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수도권의 한 검찰청에 근무 중인 A 부부장검사의 이름과 ‘200만원’이란 금액이 나란히 적힌 것을 확인했다. A 검사는 2003∼2005년 송씨의 사업체 등을 관할지로 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부에는 전ㆍ현직 시ㆍ구의원과 경찰ㆍ구청ㆍ세무ㆍ소방 공무원등 수십명의 이름과 이들에 대한 금전 지출 내역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가 지역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시ㆍ구의원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똥이 여의도까지 번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하지만 검찰이 당장 정관계 로비 수사로 방향을 틀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본류는 살인 및 살인교사”라고 선을 긋고 있는데다 액수가 크지 않다는 점도 정식 수사 착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규명이 쉽지 않은 점도 검찰의 고민이다. 장부를 기록한 당사자가 이미 숨졌고, 이름이 적시된 당사자들이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할 경우 계좌 추적을 통해 입증이 되지 않는 한 수사 진척은 어렵다.
다만, 장부에 검찰과 경찰이 거론된 만큼 ‘제 식구 감싸기’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실관계 확인 작업은 거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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