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전격 제안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노총의 참여를 끌어내 추진동력을 잃은 노사정간 사회적 대화 복원에 시동을 건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4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노사정위 위원장 6명이 함께 하는 노사정 대표자회의 개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시대적·국민적 요구인 만큼,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개최해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 방안과 의제 등을 논의하기를 제안한다”며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의견을 모아주신다면사회적 대화 기구의 위원 구성, 의제, 운영방식, 심지어 명칭까지 포함하여그 어떤 개편 내용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수차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노·사도 새롭게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노사정의 공감대는 이미 확인됐다”며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사정 관계자들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혁신뿐 아니라 포용적 노사관계로의 발전, 사회안전망의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며 노사정 대표자회의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중소기업간, 정규-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청년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일부 노동법ㆍ제도는 국제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계속되는 저성장 기조로성장잠재력과 사회통합은 약화돼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의 혁신과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 잘 사는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경제·사회 주체들이 함께 모여 숙의하고 공감대를 도출해야만 한다”며 “사회적 대화가 불가피하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는 1998년 1월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발해 같은 해 2월 6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노사정위는 현재 양대 노총의 불참으로 비정규직 문제, 근로시간 단축, 일자리 확대 등 노동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한채 개점휴업 상태다. 1999년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둘러싼 내홍 속에서 탈퇴한 데 이어 지난 2016년 1월 양대지침 강행처리 등에 반발해 한국노총까지 탈퇴하면서 노동계 위원은 현재 한 명도 없다.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현안에 대한 사회적 타협을 이끌어내려면 노사정위에 양대노총을 끌어들이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노사정위가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재계의 노동계 편향 우려도 동시에 불식시켜야 한다. 재계는 고용부 장관, 노사정위원장, 고용부 산하기관장까지 노동계 출신인사 일색이 되자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기울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노사정위원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다양한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리인 만큼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문 위원장은 “노사정을 포함한 다양한 참여주체들이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공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노사정위원장으로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1995년 민주노총, 2001년 민주노동당 설립을 이끈 1세대 노동운동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이번에 한국노총은 물론,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이끌어 내고 재계도 잘 설득해 사회적 대화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