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 표시돼 있지만 담배 피우고 사라져 -흡연자 “실내는 모두 금연…어디서 피우나”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배모(30) 씨는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러 갈 때마다 불쾌하다. 최근 한 달간 지하주차장에 내려갈 때마다 담배 냄새를 맡았다. 담배를 태우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다른 곳에서 피우라고 경고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몰래 피우고 자리를 뜬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금연구역인데다 지하주차장은 밀폐된 곳이라 화재 위험성도 있는 곳이다. 경비를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지하주차장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이 발견되고 있다.
주민들은 담배 연기가 불쾌할 뿐만 아니라 화재 위험성도 있어 불안하다고 호소한다. 아이를 태워주기 위해 아침마다 지하주차장을 찾는다는 같은 아파트 주민 최모(43ㆍ여) 씨는 “지하주차장에서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담배를 태우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아파트도 금연 아파트로 지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흡연자들은 금연구역이 많아지면서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흡연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호소한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한 흡연자는 “아파트 안에서는 물론 복도나 계단 등 담배를 태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놀이터, 공원도 금연구역인데 그럼 어디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대안을 내놔봐라”고 발끈했다.
지하주차장 흡연 문제로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아파트 경비원이다. 주민을 특정할 수 있는 아파트 복도나 계단과 달리 지하주차장은 한 동의 주민 전체가 사용하기 때문에 흡연자 적발이 훨씬 어렵다. 이 아파트 경비원 김모(63) 씨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지만 지하주차장 흡연자 발견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아파트 내 흡연문제는 올해 더욱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2016년 금연아파트 도입에 이어 최근엔 보건복지부가 금연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발표했다. 아파트 복도ㆍ계단ㆍ지하주차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만드는 금연아파트가 늘어나고, 과태료 부과 등 제재가 강화된다면 흡연자들의 반발 역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금연구역만 늘려서 될게 아니라 아파트 내 흡연 장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파트 지역 주민 고모(54ㆍ여) 씨는 “지하주차장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가버리는 사람들은 괘씸해 다른 곳에서 피우면 되지 싶어서 아파트를 둘러보니 대부분이 ‘금연’ 표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흡연전용공간을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