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높아 부채축소 압박 커 기준금리 추가인상에 ‘신중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계ㆍ좀비 기업의 퇴출 효과를 가져오지만, 급상승시에는 재무가 정상적인 중소기업조차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국책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 주장이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통화정책의 신용분배 효과와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구조’(선임연구원 박해식ㆍ이지언 박사 공저)를 보면 한은의 기준금리 변경이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신용의 재분배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중소기업의 장기차입금은 감소하는 대신 대기업의 장기차입금은 증가하고,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반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200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장기차입금 등을 이용해 한은의 기준금리 변경이 기업의 부채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기업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하는 비용(대출 가산금리 등)이 늘어나는데, 그 정도가 각 기업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일수록 기준금리 인상시 대출금리 등이 대기업보다 더 높아져 부채를 줄일 가능성이 높고, 은행도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채무를 축소하거나 회수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소기업의 열악한 자본시장 접근성과 높은 은행의존도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시 중소기업의 장기차입금 축소 압박과 대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면 한계기업이나 좀비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대내외 충격에 대한 우리나라 실물경제의 강건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급진적으로 이뤄질 경우 정상적인 중소기업마저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부실화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중소기업의 부실화는 은행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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