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기관이 세월호 관련 문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연이어 제기돼 씁쓸함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조사기관은 해경이 내부 문서에서 ‘세월호’ 대신 세월호 사고를 의미하는 다른 단어들로 문건의 제목을 대체한 정황을 발견해 알렸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부터 4월30일까지 해경 정보 목록을 분석해 공개한 이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해경 정보목록에는 ‘세월호’란 단어가 실종됐다. 대신 ‘SEWOL’, ‘세원호’, ‘진도 여객선’, ‘침몰선박’, ‘진도전복사고’ 등으로 표시된 세월호 관련 문서 제목으로 대체됐다. 해경의 정보목록 검색은 문서 제목에 있는 단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제목에 ‘세월호’라는 단어가 없으면 관련 문서 검색은 어렵다. 정보공개센터의 조사 결과 5531건의 문서 중 세월호라는 단어로 검색된 문서는 392건에 불과했다.
반면 ‘여객선’으로 검색할 경우 ‘진도 여객선 침몰 관련’, ‘여객선 사고 수습 관련’, ‘서해 여객선 침몰 사고 관련’ 등의 세월호 관련 문서가 나타났고, ‘침몰’로 검색하면 ‘목포 침몰 선박 발생 관련’, ‘목포 부근 해역선박 침몰사고’, ‘침몰선박 현황보고’ 등으로 표기된 문서가 나왔다. ‘전복사고’로 검색되는 문건도 있었다. 세월호를 영어로 표기한 ‘SEWOL’이나 오타로 추정되는 ‘세원호’ 등으로 표기돼 있었으나 이 두 단어로 검색되는 관련 문서는 대부분 비공개로 분류돼 있다.
무슨 의미일까. 세월호 아픔을 외면하고 눈 가리고 아웅 하려는 것은 아닐까. 정보목록은 국민들이 해당 공공기관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정보다. 특히 세월호 사고처럼 전국민적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의 경우엔 더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고 처리 과정에서 의혹을 최소화하는 게 사고 수습을 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용이하다.
해체 논란에 휩싸인 해경의 고충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만약 세월호를 은연 중에 덮어버리려고 한다면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가슴 아프지만 세월호의 흔적은 자료로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게 세월호 교훈이자 목표인 안전코리아를 위해서도 옳다.
서지혜 사회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