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어떻게 바뀌었나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가 그 어느때보다 컸고 여야 합의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정부 예산안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 특히 법정기일을 넘기면서까지 진통을 거듭한 공무원 증원의 경우 증원 규모가 정부안에 비해 20% 이상 줄었고,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등의 지급시기도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자증세의 경우 세율은 정부안이 유지됐지만, 법인세 과표구간을 상향조정함해 기업 부담이 다소 줄어들게 됐다. 예산심의 과정에 불거진 특수활동비도 예년보다 크게 감액되고, 건강보험 재정지원 규모도 축소됐다.

먼저 최대 쟁점이었던 소방 및 경찰직을 중심으로 한 공무원 증원 규모는 9475명으로 확정됐다. 정부가 제출한 1만2221명과 비교할 때 2746명(22.5%)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의 때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공무원 증원 규모를 줄임으로써 재정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권 의견이 반영된 셈이다.

막판까지 여야가 줄다리기를 거듭한 최저임금 보전을 위한 자영업ㆍ중소기업 등 대상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규모는 정부안인 2조9707억으로 확정됐다. 다만 최저임금이 다시 큰 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19년 이후에도 지원규모가 이 수준을 넘지 않도록 했다. 또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근로장려세제 등 간접지원 방식으로 바꾸어 정부가 내년 7월까지 국회에 보고토록 했다.

만 0~5세 아동을 대상으로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지급시기가 정부안보다 2개월 늦춰졌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야당의 반발로 내년 9월로 늦춰졌다. 지급대상도 전체 아동에서 소득수준 90% 이하 가구로 제한키로 했다.

기초연금은 지급액을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리는 정부안이 유지됐지만, 지급시기는 내년 4월에서 9월로 5개월 연기됐다. 교육계 최대 이슈였던 누리과정 일반회계 전입금은 정부안 2조586억원이 유지됐지만, 2019년 이후에도 이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금은 정부안에서 2200억원이, 남북경협기금은 최근의 정세를 감안해 400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감액된 예산 가운데 건강보험의 경우 미용과 성형을 제외하고 치매를 비롯한 모든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에 포함하고자 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재정의 고갈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산안 부수법안인 세법의 경우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세 인상은 정부안이 유지됐지만, 법인세의 경우 과표를 인상해 부담을 덜어주었다. 소득세는 과세표준 3억~5억원의 경우 세율 38%가 40%로, 5억원 초과의 경우 세율 40%가 42%로 각각 2%포인트 오른다. 법인세의 경우 최고세율을 정부안인 25%로 유지하되, 과표 구간은 2000억원 초과에서 3000억원 초과로 바꾸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