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부산을 대표하는 완성차 제조기업인 르노삼성차 노조의 전격적인 파업결의로 최근 불기 시작한 부산경제의 훈풍이 사그러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부산 제조업 경기는 지역을 대표하는 완성차ㆍ조선기업들의 판매ㆍ수주부진으로 지난 수년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해외 선박수주와 수출 물량 생산 개시로 다시금 활기가 돌기시작한 것.

르노삼성차의 경우, 내수부진으로 지난 3년간 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올 들어 내수 4위 탈환에 이어 하반기 르노사의 신형 SUV 생산이 시작되는 등 재도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사측의 단체협약 미 이행을 이유로 노조가 또 다시 파업을 결의해 회사는 물론 지역 경제계의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지난 5일 노조측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0%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합의한 단체협약 사항을 지키지 않은 채 근로조건 저하, 강제 희망퇴직 등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면서 조합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해마다 진행하던 승급, 승호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등 노조 무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8일로 예정된 사측과의 협상 재개 상황을 봐가며 실제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가 실제 파업 돌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을 시사하면서 자동차부품업계를 포함한 지역 경제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의 심각한 적자를 딛고 재도약에 나서려는 르노삼성차의 희망이 노사갈등으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르노삼성차는 올 들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는 중이었다. 우선 르노삼성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총 3만6977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 2만6309대 보다 무려 40.5% 판매가 늘었다. 이에 힘입어 르노삼성차는 올 내수 시장에서 꼴찌를 벗어나 4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차는 오는 8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연간 8만대 생산규모의 닛산 신형 SUV ‘로그’를 생산해 본격적인 북미 수출에 들어간다. 이럴 경우 내년부터는 10만대 수출 시대도 예상된다. 또한 연간 13만대 생산규모인 부산공장에 생산 물량이 60%가량 늘어남에 따라 부산 경남 지역 경제에도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0여 개에 달하는 지역 협력업체의 매출이 연간 약 6000억원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도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업체별로 10% 이상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처럼 물량 확대가 이뤄짐에 따라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과 함께 지역 협력업체 매출 증대 등 지역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르노삼성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기도 계속되는 노사갈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다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크다. 지역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참고 기다려온 결과, 내수가 살아나고 수출물량 생산도 시작돼 하반기 생산인력을 20% 가량 늘렸다”며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사간 원만한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