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집행정지 신청 각하…일단 수용 -제빵기사 직접고용 안하면 530억 과태료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행정법원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 등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이같은 논리로 각하했다. 재판부는 “이번 시정지시는 행정지도에 해당할 뿐 법적 효과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사용주에게 스스로 위법 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주면서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고용부의 지시가 강제성을 띤 ‘행정처분’이 아닌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행정법원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판결 직후 ‘즉시 항고’ 방침을 밝혔다가 몇시간 후 ‘항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행정법원이 ‘시정지시는 집행정지 가처분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을 내린 만큼, 항고를 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각하(소송이나 청구가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재판을 끝낸다는 결정)가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이행하라’는 명령이 아니므로 일단 판결을 수용하고 본안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의 각하 결정으로 파리바게뜨 측은 벼랑 끝에 섰다. 29일까지 잠정 중지됐던 시정명령은 오는 30일부터 다시 효력을 얻게 됐고 파리바게뜨는 고용부가 제시한 다음달 5일까지는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그 숫자(5300여명)가 본사 정규직(5200여명)수를 웃돈다. 직접고용 하지 않을 경우 530억원(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파리바게뜨의 지난해 영업이익(665억원)의 80% 수준이다.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는 과태료가 부과되면 이의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문제는 장기화된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도 이번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가맹점주의 70%에 해당하는 2368명이 비용부담과 경영자율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빵기사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탄원서를 고용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한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탄원서까지 냈지만 결국 행정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며 “협의회는 점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인만큼 향후 상임위를 소집, 향후 계획을 협의토록 하겠다”고 했다.

파리바게뜨 측은 현실적으로 직접고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3자 합작사 ‘해피파트너즈’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전국 11개 협력업체는 지역별로 주3~4회 설명회를 통해 제빵기사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처우개선, 휴일보장,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업무지시 일원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측에 따르면 현재 50% 가량의 제빵기사가 3자 합작사로의 전직에 동의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