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4차례 여진 있었지만 중단 사태 없어 -시험 끝나자 학부모 ‘안도감’…여기저기 박수도 -“공부할 장소도 없었는데…정말 다행” 안도 [헤럴드경제(포항)=김진원ㆍ김유진 기자]“포항 애들이 땅을 잡고 흔든 것도 아니잖아. 미안하긴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더 힘들고 무서웠겠어. 다들 고생 많았고 이제 열심히 놀자!”

경북 포항시 오천고등학교 3학년 이지원(19) 양은 23일 오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이같이 말했다. 여진의 공포 속에서 지난 일주일의 부담감 안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24일 지진의 공포 속에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진 뒤 학생들이 마중나온 학부모에게 안겨 있다.
24일 지진의 공포 속에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진 뒤 학생들이 마중나온 학부모에게 안겨 있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수험장 앞은 마중 나온 수험생 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당초 시험 종료시간이 지나고도 학생들이 나오지 않자 학부모들의 초조함이 동동거리는 발구름에서 드러났다.

오후 5시 10분께 답안지 확인을 마치고 학생들이 줄지어 교문을 향해 나오자 “오 나온다. 나온다” 하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을 환영하는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긴장이 풀린 듯 터덜터덜 나오는 학생도 있었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당장 놀러가려고 모인 들뜬 모습이 보였다. 수능시험을 무사히 치른 것에 대한 안도감과 기쁨이 밝은 표정에서 엿보였다.

유성여고 3학년 홍예린 양의 아버지 홍진기 씨는 “오늘 규모 1.7의 여진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큰 여진이 없어서 다행이다. 수험생 여러분들 지진으로 인해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 마음고생 몸고생 많이 했다. 국민들이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동지여고 3학년 최유리(19) 양은 “수학 2교시 볼때 교실이 잠깐 흔들린 것 같긴 한데 문제를 집중해서 풀어야 해서 그렇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고 했다. 최양은 “인터넷 뉴스 댓글이나 SNS 보면 포항에 대한 원망 섞인 게시글을 보는데 우리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라고 했다.

몇몇 학생은 마중나온 학부모에게 큰 절을 올리거나 포옥 안기기도 했다. 두호고 3학년 김성은(19) 양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싱숭생숭했다. 여진이 올때마나 불안했고 딱히 공부할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나마 일주일 미뤄져서 다행이고 바로 쳤으면 원래 수능 예정일 국어시간에 지진이 나서 다 나올 뻔 했다”고 했다.

24일 지진의 공포 속에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진 뒤 학생들이 마중나온 학부모에게 안겨 있다.
24일 지진의 공포 속에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진 뒤 학생들이 마중나온 학부모에게 안겨 있다.

이날 포항은 전역이 초긴장 상태였다. 경북도 수능상황본부는 각 시험장에 소방ㆍ경찰 등 안전요원을 13명씩 배치했다.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등이다. 포항의 12개 시험장 인근에는 여진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수험생 비상 수송용 버스 244대도 준비했다.

4차례 여진이 발생했지만 규모 2.0이하의 미소지진으로 시험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포항 이동중학교에는 전력 공급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수험생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동중에서 시험을 치른 유성여고 3학년 이다경(19) 양은 “소방관분들께서 학교에 계속 보여서 정말 많이 안심이 됐다. 지진계를 설치한 것도 들어서 알고 있었고, 지진 발생시 안전수칙에 대해서도 많이 듣고 잘 공부해서 안심하고 시험 볼 수 있었다. 수능 일주일 연기는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