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통행보다 보행자 편의중심 매달 사고율 분석…직접 경찰관 파견관리 택시기사로 20년 가까이 근무하고서 은퇴한 이나모토 지로 씨는 현재 교통안전지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부야역 인근에서 건널목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이나모토 씨는 매일 대부분의 직장인이 퇴근한 저녁 늦게까지 건널목에 남아 신호 정리를 돕는다.
이나모토 씨뿐만 아니라 시부야역 인근 주요도로를 지키는 교통안전지도원은 20명이 넘는다.
은퇴하고 나서 경찰과 함께 교통지도에 나서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사설업체에서 직접 파견해 공사 현장 주변 건널목을 지키는 사람들도 꽤 많다.
언뜻 보기에 과할 정도로 지도원이 많지만, 이로 인해 보행자 사고 비율은 매우 낮다. 이나모토 씨는 “한 건널목을 한 지도원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보행자가 많더라도 위험을 놓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도쿄에서 가장 복잡한 곳인 만큼 지도원이 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주요 길목마다 지도원 혹은 신호수를 배치해 직접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과 역 앞 등 사람이 밀집하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지도원이 배치된다.
중요 지점에는 아예 경찰관이 온종일 상주하며 직접 교통을 정리한다. 이날에만 자동차 전용도로 입구로 잘못 걸어가는 보행자를 3명이나 돌려보냈다는 한 경찰관은 “외국인이나 술에 취해 표지판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주요 지점에는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CCTV나 단속 장비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차량 통행이 중심인 한국과 달리 일본의 교통문화는 보행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이 차량 통행보다 우선이기 때문에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보행신호를 규정보다 더 늘려 운영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사거리에는 대각선 교차로가 설치돼 있다. 차량통행은 조금 더 느려지지만, 그만큼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도 이런 일본의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를 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경우 신호체계 자체가 보행자에 맞춰 있다”며 “보행자 교통사고가 높은 한국의 경우와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일본의 보행자 교통사고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2572건으로, 전년도(2787건)보다 200건 이상 줄었다. 일본도 과거에는 고령자와 어린이 보행 사고가 잦아 지난 2010년에는 보행자 교통사고 건수가 4066건을 기록했지만, 보행자 중심 정책을 펼치면서 사고는 매년 줄어들며 지난 2014년에는 처음으로 30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 경찰 관계자는 “매달 주요 사고발생지점과 시간대를 분석해 그에 맞춰 대책을 세우고 경관들을 파견하고 있다”며 “특히 야간 시간대에 운전자가 지나가는 고령자나 아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돼 최근에는 옷에 야광스티커를 직접 붙여주는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