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캔 판매…연매출 600억 전망 4년연속 부진 맥주사업 ‘청신호’ 박태영 부사장, 승진 후 첫 야심작 경영능력 시험대 ‘성공적’ 평가

하이트진로가 올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발포주 ‘필라이트’가 크게 성공하면서 하이트진로의 3세 경영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라이트가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진을 만회하는 신제품 역할을 톡톡히 해낸데다 박태영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시험하는 대표격 제품이 됐기때문이다.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의 창업주 고(故)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 부사장이 승진 후 사실상 처음 기획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올 4월25일 출시된 필라이트는 일반 맥주보다 40% 가량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 맥주’로 불린다. 출시 20일만에 초도물량 6만 상자(1상자=24캔)가 완판된 데 이어 한달 간 13만 상자가 팔려 나갔다. 출시 두달 만에 1000만캔 돌파, 100일 만에 120만 상자 판매, 8월말까지 누적 5000만캔 판매 등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생산량도 출시 초기 월 10만 상자에서 6월에 30만 상자로 늘었고, 7~9월에는 80만 상자로 대폭 늘었다. 또 10월 말 기준 누적판매량 1억캔(355ml 환산 기준)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하이트진로의 3세경영이 한층 걸음을 빨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필라이트 출시 100일 설치된 ‘필리 조형물’.  [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하이트진로의 3세경영이 한층 걸음을 빨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필라이트 출시 100일 설치된 ‘필리 조형물’. [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현재까지 누적 적자만 1000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44%로 절반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가 대거 쏟아지면서 인기를 얻자 기존 맥주가 시장 경쟁력을 잃어 간 결과다. 이에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공장 한 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 만큼 맥주사업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가운데 출시된 신제품 필라이트의 선전은 적자에서 탈피할 수 있는 좋은 반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첫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30만 상자 기준 50억원이 조금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현 추세라면, 연내 연 매출 6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필라이트의 인기로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흥국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5159억원, 영업이익은 51.6% 늘어난 420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라이트를 포함한 맥주 판매량은 올 2분기 30만 상자에서 3분기 250만 상자로 늘어났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23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 부사장은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를 졸업하고, 컨설팅업체인 ‘엔플렛폼’에서 일했다. 하이트진로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것은 2012년 경영관리실장(상무)이 되면서부터다. 이후 8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왔고, 3년만인 2015년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부친인 박문덕 회장은 2014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그의 역할과 책임에 무게가 실렸다.

박 부사장은 부사장 승진 후 맥주사업 부진을 고민하다 발포주 제품을 국내에서 내기로 결정했다. 하이트진로는 2001년부터 일본에 발포주를 수출하고 있어 노하우는 충분했다. 다만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 수백번의 맛 테스트와 블라인드테스트를 거쳤다. 355㎖ 기준 ‘1만원에 12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1만원에 4캔’인 수입맥주의 공세 속에서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라이트 성공은 하이트진로를 맥주사업 부진에서 벗어나게 한 구원투수 역할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부산 주류업체 대선발효공업의 회장이던 고 박경복 창업주가 조선맥주를 인수한 뒤 1998년 하이트맥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어 2005년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진로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하이트진로’로 변경했다

장연주 기자/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