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시행…당초 올해 50곳 목표, 현재 34개 승인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기업들의 자율적ㆍ선제적 사업재편 지원을 위해 마련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시행 일년여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원샷법은 기업이 사업재편이나 구조조정을 실시할 때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줄여주고 각종 세제, 금융혜택을 지원하도록 하는 일종의 특별법이다. 정상적인 기업도 국내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이나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에 여야가 합의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원샷법이 지난 정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정부 여당이 달갑지 않게 여기는데다 이 법 적용 승인업체 중 2곳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 소유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면초가를 맞은 것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원샷법 적용 승인 업체는 ▷1월 4곳 ▷2월 5곳 ▷3월 4곳▷4월 4곳 ▷6월 5곳 ▷7월 9곳 ▷9월 3곳 등 총 34곳에 이른다. 심의위원회는 원샷법 시행이후 매달 한차례 열려 평균 4.2건을 승인했다. 올해 초 산업부는 원샷법 승인 기업을 50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출범이후 8월과 10월은 심의 자체가 실종됐다. 심지어 소관 부처인 산업부는 지난 9월 심사위 결과관련 예정된 보도자료를 몇 시간전에 취소하는 등 원샷법 언급을 최대한 삼가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술자리 건배사에서 ‘원샷’이라는 단어조차 금기어가 된 분위기”이라고 전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산업 체질개편이 시급한데도 문 정부 출범이후 기업 사업재편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밀려났다고 지적한다.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 성장론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시급한 산업 구조조정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 정권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렸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가 현 정부들어와 경제현안 간담회 형식으로 낮춰졌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교수, 연구원, 대기업·중소기업 관계자, 금융업 관계자등 경제 전문가 489명을 상대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우리 경제가 ‘냄비 속 개구리’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88.1%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3.8%는 냄비에서 탈출할 시간이 1∼3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실업률 증가 등 여러 적신호가 꺼진 상황”이라며 “산업구조조정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동시장 개혁 등이 반드시 전제돼야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샷법 관계자는 “이번달에는 원샷법 심의위가 열릴 예정”이라며 “그동안 국감과 심사위원들의 일정으로 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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