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해충 지정했지만, 검역범위는 식물에 한정 - 해외병해충 위험 커지는데, 관리인력은 그대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붉은 불개미 사태가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년째 해외병해충 검출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력은 그대로인데다가 검역 범위도 좁기 때문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일 전한 자료에 따르면 관리해충 검역은 식물에 한정해서 작동된다. 검역의 기초가 되는 ‘식물방역법’이 식물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붉은 불개미 감만부두 유입 사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해충은 식물을 통해서만 옮겨오지 않는다. 수많은 유입경로 중 오로지 식물만을 검사해서는 원천적인 해충 차단은 불가능하다.

식물을 중심으로 관리하다 보니 인명피해에 대한 분석은 뒷전이 됐다. 붉은 불개미가 1996년 관리해충으로 지정될 때에도 뿌리 및 감귤나무 껍질에 대한 피해 우려가 이유였다. 인체위해성은 고려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해충 유입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다”며 “식물의 위험분석뿐만 아니라 인체위해성과 생태계 피해를 고려한 해충검역 절차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검역 범위 확대를 통한 원천 차단은커녕 기본적인 인력충원에도 인색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한 ‘식물검역관 인력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에는 359명,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줄곧 355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2014년과 2015년에는 362명으로 겨우 7명이 증원됐다가 지난해(2016년)에는 4명이 감소한 358명선으로 다시 하락했다.

반면, 해충 유입 가능성은 지구온난화와 교역물품 다종화, 아열대 작물의 국내재배 확대로 말미암아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2011년에 7.9%을 보이던 해외병해충 검출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6년에는 2011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21.4%의 검출률을 보였다.

위 의원은 “1900년 이래 우리나라에 유입된 해외병해충이 89종에 달하고, 2000년 이후에만 34종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해외병해충 유입 피해가 현실화되어가고 있다”며 “정부는 해외병해충 문제 해결을 위해 병해충 미리 살피기ㆍ방제 및 역학조사 기능 강화 국경검역 인력보강 고위험 수입식물 위험평가 및 병해충 진단ㆍ연구기능 강화와 같은 대안 마련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 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종이다.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의식장애를 유발해 사망할 수도 있다.

처음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곳에서 1천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된 데다, 이번에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기 전 컨테이너를 타고 이미 국내로 유입됐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외래 붉은불개미 확산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 전문가 20명으로 합동조사단을 꾸리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