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남성 잡지 맥심이 10월호 표지 모델로 남성인 고(故) 마광수 작가를 내세웠다.
26일 맥심은 마 작가 헌정 특집호인 10월호를 공개했다. 맥심이 뒤표지가 아닌 앞표지에 남성 사진을 내건 건 2002년 한국판 창간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맥심 측은 “그의 타계가 한순간의 이슈로 잊히지 않으려면, 다양한 연구와 재조명이 이뤄져야한다”며 “그의 시도가 실패 아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진일보로 남았으면 한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표지 왼쪽 하단부엔 마 작가가 쓴 시 ‘변태’의 일부분이 실려 눈길을 끈다.
“내게 사랑이 오면 온종일 그녀와 함께 신나게 변태적으로 보내리. 그녀는 고양이 되고, 나는 멍멍개 되어 꽃처럼, 불처럼, 아메바처럼, 송충이처럼.”
발행인 유승민은 10월호 서두의 ‘편집자의 글’에서 이번 헌정호 기획 중 가장 희망했던 바는 “고 마광수의 작품 중 유일하게 법적 금지 상태에 놓여있는 ‘즐거운 사라’의 연재를 시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 작가의 ‘즐거운 사라’는 1992년 발표된 작품으로 대학생 사라가 다양한 성행위를 하며 쾌락을 추구하는 모습을 담은 소설이다. 소설 발표 후 ‘음란문서유포죄’ 혐의로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그는 “고인의 죽음으로 ‘즐거운 사라’ 판금 조치가 재심을 통해 번복될 가능성은 요원해졌기 때문에, 우리가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25년 전의 판결을 다시 도마 위에 올리는 사회적 실험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 쟁점이 되길 원치 않는 유족분들의 의사를 존중하여 이는 백지화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맥심 10월호는 다양한 문화평론가와 학자, 법률가, 사회운동가들이 참여하여 고인을 추모하고 재조명하는 한편 고인의 생전을 마지막까지 함께한 측근의 인터뷰를 통해 고인의 바람과, 타계 직전의 정황들, 그리고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년 시절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지난 5일 세상을 떠난 마광수 교수는 시인 윤동주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따며 국문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89년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