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보인 인턴기자] 용돈벌이를 위해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던 청소년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솔깃한 10대들이 보이스피싱에 쉽게 가담해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현금을 인출해 전달한 고등학교 3학년 A(18) 군 등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A 군은 “알바를 구한다” “현금 인출 알바를 구한다”며 동급생과 선배 등 10명을 끌어들여 인출 조직을 운영했다.
A 군 등은 지난 3월부터 세 달 동안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전달받은 카드로 9억8000만 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했다. 그 대가로 5000여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10대들은 주로 인출책 역할을 맡는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아르바이트 소개 사이트 등을 통해 용돈이 필요한 학생들을 끌어들인다. ‘고액 알바’를 강조하거나 “제3금융기관에서 대출금 수금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 등의 거짓말로 인출책을 모으기도 한다.
쉬운 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고액 알바의 뒤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10대들은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쉽게 범죄에 가담한다. 본인이 범죄에 가담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범죄 행위를 인식하더라도 본인들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이들이 단순한 고액 아르바이트로 생각하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경찰에 적발될 경우 보이스피싱 혐의로 사기죄가 성립되며 이들은 피의자로 구분된다. 사기죄에 중한 책임을 묻기 때문에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YTN 뉴스에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10대 학생들이 범죄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해도 면책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 같이 피의자, 피고인으로 본다”며 피해 금액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인출책 역할을 한 10대들이 꼬리자르기를 당할 위험이 크다는 점은 이들에게 무거운 짐이 된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부분은 해외에 있고 국내에서 인출책을 동원해 범죄 수익을 송금받는다.
이런 까닭에 경찰이 수사를 하더라도 해외에 있는 조직은 검거되지 않고 인출책만 검거되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검거된 10대들이 개인 공범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라고 하는 말에 별다른 죄 의식 없이 발을 담그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괜찮은 일자리로 둔갑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어린 학생들이 큰 돈을 쉽게 버는 경험을 하면 범죄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생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학교와 사회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