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부진에 사드 여파까지…경영악화 -롯데마트 철수 추진, 계열사 타격 불가피 -우리기업 대(對)중국 투자도 ‘반토막’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차이나리스크가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반한 기류, 매출 감소가 한계에 달하면서 중국 내 사업 철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 따르면 롯데그룹은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롯데마트 외에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중국에는 유통(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식품(롯데제과, 롯데칠성), 관광ㆍ서비스(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시네마), 석유화학ㆍ제조(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금융(롯데캐피탈)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이들 사업에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투자한 자금만 10조원이 넘는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마트 외에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현지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현지 법인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두 업체는 사드 사태에 앞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해왔다.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롯데아이스산둥 법인을 지난 6월 중국 회사에 400만위안(약 7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중국 법인의 공장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지 사업 적자가 누적되자 롯데오더리음료와 롯데후아방음료유한공사를 합병하고 중복 설비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 측은 두 건 모두 사드 사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드 사태 여파로 경영 환경이 악화돼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시장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사업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롯데제과는 1995년에, 롯데칠성은 2005년에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고전해왔다. 롯데제과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379억에서 194억원으로 줄었고 롯데칠성 중국법인 역시 누적적자가 800억원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핵심 유통채널인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롯데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중국 내 분위기 상 유통망 확보도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며 “리스크가 큰 중국 시장보다 동남아, 인도 등 포스트차이나 시장을 공략하는 등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국의 냉랭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우리 기업의 대중 투자도 차갑게 식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 1∼7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직접투자 규모는 17억5000만달러(약 1조9800억원)로, 전년 같은기간(31억1000만달러)에 비해 43.7% 감소해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한편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손실은 면세점, 호텔, 관광, 화장품 등 전 산업에 걸쳐 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