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협상의 여지 있지만, 원칙 공고” 강조 -시식코너, 우유 선매입 금지 금지는 어떡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유통개혁에 대한) 원칙은 쇠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갈 것이다. 단,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도 해 나가겠다.”
참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다운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개 유통업계 유관협회(한국체인스토어협회, 면세점협회, 백화점협회, 편의점산업협회, 온라인쇼핑협회, TV홈쇼핑업계) 협회장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간담회가 끝난 자리에서 “특정 업계에서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개혁과 관련해) 예외의 필요성을 주장하셨는데, 실무적으로 고민이 많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업태별 특수성을 빼놓을 수 없지만, 절대 너무 많은 예외를 많이 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칼날은 현재 유통업계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과 심지어 면세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장부분에서는 논란의 여지도 남아있다. 특히 종업원 파견과 관련된 내용, 선매입 후판매 금지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 업계는 ‘조금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올해 두 번째로 내놓은 종합대책, ‘유통분야 불공정행위에 대한 3대 추진전략ㆍ15개 실천과제’에서는 ’대형유통업계의 인건비 분담 의무화‘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판매 이익을 토대로 판촉사원들의 비용을 분담하도록 했다.
이 조항을 받아든 대형마트업계의 반응은 탐탁치 않았다. 대형마트의 시식코너 판촉사원 상당수가 판촉사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납품업체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일선 대형마트에 파견돼 왔다. 업체들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시식코너 판촉사원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조금은 지나친 것 같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정위가 개혁을 요구하면 따르겠다는 것이 전반적인 대형마트 업체들의 입장”이라면서도 “일부 조항은 현실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내용은 결과적으로 시식코너 규모의 축소로 이뤄질 수 있다. 대형마트가 일정분담을 지게 되면, 판촉의 필요성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대형마트가 시식사원을 부르지 않을 수 있다. 그 결과 시식코너는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또 유통업체 전품목에 제시되는 ‘선매입 후판매’ 제도의 도입도 논란이 되고 있다. 15개 실천과제 중 하나인 ‘판매분 매입 금지’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판매한 뒤 대금을 지급’하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 공정위가 이같은 판매 방식을 ‘전면금지’한 것이 해당 내용이다.
여기에 포함되는 품목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판매되는 ‘유제품과 김밥류’다. 이들 대부분은 납품업체가 먼저 매장에 상품을 비치하고, 판매된 금액에 대해서만 이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매매돼 왔다. 앞으로는 유통업자가 상품을 전량 매입한 후 판매가 진행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유제품을) 주로 점포 인근에 있는 대리점에서 들여오고, 판매된 부분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판매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마트가 직접 발주를 내든지, 본사에서 발주를 내는 형식으로 구매해 판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내용이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의 신선식품에 대한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종류와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대형마트가 상해서 판매하지 않을 물량은 애초에 들여놓지도 않게 되고, 결국 안정적인 재고 수준에서만 매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규제에 우리 전반적으로 동참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면서 “공정위원장이 소통을 이야기한 만큼, 일부 수정이 가능한 조항에 대해서는 내용의 불합리함을 어필해볼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