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제품 출시, 보상 판매 등으로 반전 모색하지만 역부족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내세워 국내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올해부터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품질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면서다. 위기 의식을 느낀 다이슨은 12일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고가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소비자들의 기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다이슨은 1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중심 무선청소기 신제품 ‘v8 카본 파이버’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V8 카본 파이버’는 기존 V8 모델에 비해 흡입력이 30% 향상됐고, 특허를 받은 탄소 섬유 필라멘트 브러시를 장착해 효율적인 청소를 가능케 한는 게 특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다이슨 청소기 사업부 수석 엔지니어인 케빈 그란트(Kevin Grant)는 “다이슨은 청소기 기술 개발에만 매주 700만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3500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기술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최근 홈쇼핑 등에선 보상 할인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일부터 실시해 9월 한달간 진행할 예정인 ‘보상판매 프로그램’은 기존에 사용했던 자사 청소기 제품을 반납할 경우 최신 무선청소기 제품의 구매가격을 최대 15만원까지 깎아준다는 내용이다.

전자업계는 이런 다이슨의 신제품 출시와 보상할인 판매 등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의 배경으로 매출과 시장점유율의 급감을 꼽고 있다.

지난 2011년 무선청소기를 국내에 처음 출시한 다이슨은 작년 V8 출시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로 증가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국내 시장을 장악해 왔다. 하지만 LG전자가 지난 7월 ‘코드제로A9’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코드제로A9은 7월 이후 8주 만에 국내 판매량 4만대를 돌파했다. 다이슨이 차지하던 수요를 대부분 흡수한 셈이다. 결국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다이슨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80%에서 현재 4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이슨이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국내 업체들이 다이슨에 못지 않은 기능에 더해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다이슨의 매출이 절반 정도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인 주부 이모씨는 “국내 가전업체들의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다이슨이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배짱 영업을 해온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첫번째 상중심 무선청소기 제품 ‘파워건’을 이달 중 출시하며 다이슨의 입지는 보다 좁아질 전망이다. ‘파워건’의 흡입력은 150AW로, 다이슨이 작년에 출시한 ‘V8 앱솔루트 플러스’의 흡입력 115AW를 크게 웃돌고, 이날 출시된 ‘v8 카본 파이버’의 흡입력(155AW)과는 사실상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