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7ㆍ30 전남 순천ㆍ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이른바 ‘왕의 남자들의 대결’로 굳어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꼽히는 이정현<사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남 순천ㆍ곡성에 홀로 출사표를 내민 가운데,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등 쟁쟁한 상대 후보들이 가세할 분위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에서 이 전 수석이 새누리당의 간판을 달고 3전4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남자로 불릴 만큼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정치권엔 “박 대통령에겐 ‘단 두개의 입’이 있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다. 여기서 두 개의 입이란 하나는 박 대통령 본래의 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전 수석의 ‘입’이다. 박 대통령도 이 수석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하지 않은 말을 한 번도 (기자들에게) 한 적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2007년 당 대선 경선 패배 이후 ‘대변인 격(格)’으로 불리며 수년간 박 대통령의 대외창구 역할을 도맡았다.

이처럼 지근거리에서 늘 대통령을 보좌하던 이 전 수석이 홍보수석에서 물러났을 때 대부분의 언론과 정치전문가는 그가 서울 동작을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측을 깨고 이 전 수석은 또 다시 호남을 선택했다.

이 전 수석의 호남 도전은 1995년 광주 광산구 시의원 선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자당 후보로 나선 이 전 수석은 득표율 10.1%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14대 총선 광주 서구 을에 또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는 당시 720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망신을 당했다. 그럼에도 이 전 수석의 2012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 을에 재차 출사표를 던졌고, 득표율 39.7%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둬들였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호남이 ‘여당의 무덤’인 만큼 이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가 당선할 경우 한국 정치사에 남을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정도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에 뛰어든 만큼 이 전 수석이 잃을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 전 수석의 라이벌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하며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순용 전 정무수석과 서갑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나섰고, 여기에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계인 노관규 전 순천시장, 안철수 대표계로 분류되는 구희승ㆍ정표수 전 공군소장까지 가세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는 후보가 난립한 전남 순천ㆍ곡성은 1차로 후보자 컷오프 과정을 거친 뒤 다음 달 5~6일께 선거인단 선호투표를 통해 재보선에 나설 당 후보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 전 수석이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호남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또 새정치연합 당내 경선에서 누가 최종 승리자가 돼 이 전 수석과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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