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채소ㆍ신선과실 전년比 22.8%↑ -계란값 20%↓ 살충제 여파 소비부진 -소비자심리지수 7개월만에 뒷걸음질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가까스로 살아난 소비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석을 한 달 앞두고 먹거리 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서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12년 4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생활과 가장 밀접한 밥상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폭염과 폭우 등에 따른 채솟값 상승이 주원인이다. 지난달 신선식품 지수가 18.3% 상승, 2011년 2월 21.6% 오른 이후 6년 6개월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이 나란히 전년 대비 22.8% 상승했다. 식품가격 급등으로 생활물가지수도 3.7% 올랐다. 5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지난 1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1포기 6068원으로, 평년 2배 수준에 육박했다. 청상추(4㎏) 도매가는 4만8039원으로 평년보다 103.5% 올랐다. 오이와 애호박도 각각 평년 대비 112.9%, 137.1% 비쌌다. 감자(72.7%), 건고추(25.7%), 깐마늘(12.9%), 대파(16.4%) 등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과일 중에서는 배가 전월보다 40.1% 떨어진 반면, 사과는 15.9% 뛰었다. 포도는 평년보다 23.0% 높은 수준이다.

계란은 전월보다 25.3% 내리고 닭고기도 9.4% 내렸다. AI(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로 산란계 부족현상이 벌어지면서, 한때 금란(金卵)이던 계란값이 떨어졌지만, ‘살충제 계란’ 여파에 구매율도 함께 떨어졌다.

전통시장과 마트 등지에선 ‘식용란 살충제 검사결과 적합 판정서’를 붙여놓으며 안전하다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계란 한 판(특란 중품ㆍ30알)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6146원으로 살충제 파동 직전인 지난 14일 7959원 대비 19.1% 하락했다. 전통 시장에서는 특한 1판이 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계란값이 6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만이다.

유통업계는 연중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추석 명절을 맞아 얼어붙는 소비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열흘이나 빠른 지난달 8일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행사를 시작했다. 60여 품목 늘어난 210여 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5만원 이하 상품 수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렸다.

CJ제일제당은 ‘2만~4만원대 중저가’와 ‘복합형’ 선물세트를 앞세웠다. ‘스팸’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약 30% 늘리고 ‘2만~4만원대’ 중저가에 카놀라유, 올리고당 등의 품목을 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경제가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국민은 경기호전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바구니 물가 고공행진, 살충제 계란과 맥도날드 집단 장염 등의 식품 사고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당분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7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뒷걸음질하기는 7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