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도시의 밤엔 땅에도 별이 있다. 야경은 도시의 전유물이다. 인정사정 없이 뜨거운 여름날 회색도시는 밤이 되면 잿빛 빌딩을 감추고는 휘황찬란한 별들의 고향으로 변신한다.
도시의 여름밤은 또다른 피서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는 ‘7월에 가 볼만한 곳’으로 도시의 야경을 선택했다.
예향 목포의 밤에만 춤추는 분수의 율동과 세계유산으로 새롭게 등재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야경, 한양도성에서 바라본 서울야경 등이 꼽혔다. 국내외 지도급 인사들이 주령구를 던지며 놀던 동궁월지의 경주, 밤이되면 공단에서 항구도시로 멋지게 변신하는 창원, 화려한 엑스포다리를 자랑하는 대전 역시 ‘야(夜)한 밤’이 아름다운 곳이다.
▶남한산성= 한낮에 산성 주변에 흩어진 유적 사이를 걸으며 숲과 성곽 둘레길이 선사하는 여유를 만끽했다면, 해 질 무렵에는 산성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에 취해본다. 남한산성 성곽 위에서 조망하는 서울을 아우른 야경은 시대를 넘어서는 아득한 추억을 만들어낸다. 야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서문 성곽 위다. 옛 도읍이던 서울이 옅은 어둠에서 벗어나 은은한 조명으로 뒤덮이는 변화상을 오붓하게 만날 수 있다. 서문까지 이어지는 탐방 코스는 평이해 가족 단위 여행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청량산을 거슬러 오른 바람도 상쾌하다. 200여 개 문화재를 품은 남한산성은 국내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 체험의 장이다. 행궁, 수어장대 등 유적을 구경한 뒤에는 닭죽마을에서 여름 원기를 보충하면 좋다. 031)743-6610
▶춤추는 목포의 밤= 유달산 기슭 죽교동에는 집들이 빼곡하다.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 켜지고,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집마다 불을 밝힌다. 해무가 끼는 날이면 가로등과 창문으로 새는 불빛이 뚜렷하게 반짝이지도 않고 더 멀리 퍼지지도 않으며 마을 언저리에 번진다. 유달산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불빛, 유달산 천자총통 발포체험장에서 올려다보는 유선각 야경, ‘춤추는 바다분수’도 장관이다. 061)270-8598
▶멋지니까 서울이다= 한양도성은 북악산(백악),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18.6㎞에 이른다. 서울 야경은 지점마다 느낌이 다르다. 특히 흥인지문에서 혜화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 낙산 구간은 남녀노소가 쉽게 산책할 수 있다. 낙산공원은 북악산과 북한산 능선으로 넘어가는 일몰과 서울 도심 야경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밤이 더욱 아름다운 명소다. 흥인지문 주변으로는 최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쇼핑몰, 청계천 일대가 화려한 조명으로 일렁여 도심 야경의 화룡점정이 된다. 마약김밥과 빈대떡으로 유명한 광장시장, 신진시장 주변의 곱창골목과 닭한마리골목, 장충동 족발골목, 음식 특화 거리로 지정된 신당동 떡볶이골목이 가까워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02)743-7985~6
▶신라의 달밤= 어둠이 내린 경주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의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내고, 경주 야경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경관 조명을 받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 8시 전후에 세 곳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야경 여행을 마친 뒤에는 보문관광단지의 마사지 숍에서 피로를 풀거나, 동대사거리 막창골목에서 출출한 속을 달랜다. 054)779-6078
▶낭만에 대하여, 창원의 밤= 창원의 여름밤은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다. 건물 불빛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추산근린공원이 포인트다. 창동예술촌에는 1970~19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쉬고, 돝섬해상유원지에는 한적한 숲길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바다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릴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구찜거리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다.055)225-7181
▶대전 문화의거리=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는 낮보다 화려한 대전의 밤을 경험하는 곳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사람들과 불 밝힌 네온사인이 가득하며, 새로운 야간 명소로 자리 잡은 스카이로드는 특별한 도시 야경을 선사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케이드형 LED 영상 시설로, 매일 밤 환상적인 영상 쇼가 펼쳐진다. 맞은편 대흥동 문화의 거리는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토요일 밤이면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보문산전망대와 대동하늘공원은 원거리에서 바라본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엑스포다리는 밤의 랜드마크이다. 042)270-3971
▶대구 앞산= 앞산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는 낙동강 물결이 붉은빛으로 물들면 도시는 숨겨둔 오색 보석을 꺼내 놓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면 마치 야간 비행에 나선 비행사가 된 기분이다. 앞산케이블카를 타면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이월드의 83타워도 대구 시내 야경 명소다.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버려진 철교를 새롭게 단장한 아양기찻길은 강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유성수원지의 시원한 분수 쇼도 대구 명물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기억에 남는 대구 여행을 만들어주는 매력 만점 숙박 시설이다. 053)803-6512
▶청주의 야경=2007년 충북 예술인들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변화가 시작된 수암골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등의 촬영지로 이름난 곳이다. 여름에는 선선한 산바람이 부는 저녁 무렵 전망대를 찾는 이들이 많다. 청주의 오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국립청주박물관과 중앙공원,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청주 상당산성, 청주 사람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성안길과 육거리종합시장, 서문시장 등도 청주의 볼거리이다. 043)200-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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