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교활하고 반인륜적인 범죄”…각 징역 12년·징역 20년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지적장애를 앓는 지인에게 친고모를 살해할 것을 교사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자신을 키워준 친고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20) 씨와 이를 교사한 혐의(살인교사)로 기소된 B(24) 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 1월 피해자 C(63)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살며 약 2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 지난해 9월 B씨는 A씨로 하여금 고모의 휴대폰 유심칩을 몰래 빼내오게 한 후 200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소액결제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 고모는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고 돈을 갚기 싫은 B씨는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B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A씨가 자신의 말을 잘 따르며, 흥분하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을 이용했다. 그는 가출해 자신과 지내던 A씨에게 ‘돈 문제를 얘기해 고모를 화나게 한 뒤 내가 자리를 피해주면 죽이라’고 수차례 말하며 살인을 교사했다. 실제 범행 당일 B씨는 A씨와 함께 C씨의 집을 찾아 말다툼을 유도했다. 이들을 나무라던 C씨는 갑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고 폭행하는 A씨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B씨가 살인교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신감정결과 A씨는 범행 당시 충동조절능력과 판단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다. 법원은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낮은 지능 지수를 기록했으며, B씨와 그간의 관계 등에 비춰 살인 지시를 거부할 능력이 미약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B씨의 교사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는 “지적장애자인 A씨를 이용한 것으로 그 방법이 지극히 교활하고 반인륜적”이라며 “200만원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해 인간의 생명을 빼았고, A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시켰으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고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