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주류 시장에서 주종별 알코올 도수는 지난 수십 년 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의 알코올 도수가 주종별로 고정돼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제품 출시에 소극적이었기때문이다. 알코올 도수 6~8%의 톡 쏘는 맛을 선호하는 막걸리, 4%대의 청량감을 높인 맥주, 40% 안팎의 깊은 향을 지닌 진한 위스키는 각 주종별 알코올 도수의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알코올 도수를 변경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골든블루, 36.5도의 시초=국내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는 40도 이상의 높은 도수 위주의 위스키 업계에서 36.5도 위스키를 처음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동안 위스키를 비롯한 양주는 높은 도수의 술이 선호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골든블루는 도수를 낮추는 동시에 기존의 유흥업소 위주의 판매가 아닌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진출하며 위스키의 대중화 정착에 힘썼다.
그 결과, 골든블루는 지난해 말 출시 7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병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저도수 위스키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평주조 ‘지평 생 쌀막걸리’, 5도로 낮춰=기존 막걸리 시장은 알코올 도수 6~8도의 막걸리가 톡 쏘는 맛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막걸리 음용층이 여성 및 젊은층으로 확대된 점에 주목한 지평주조는 지난 2015년 주력제품 ‘지평 생 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6도에서 5도로 과감하게 변경했다.
변경 후 ‘지평막걸리’의 장점인 깔끔한 목 넘김과 부드러운 맛이 더욱 도드라졌다. 또한 기존의 막걸리 음용층은 물론 신규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달성해 2015년 대비 28% 성장했다. 올해도 저도주 출시 2년 만에 1500만병 판매를 기록하는 등 매출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4.5도로 높여=국내 맥주시장의 대세는 풍미나 향을 보다는 톡 쏘는 청량감을 앞세운 낮은 도수의 맥주가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하이트진로는 자사 제품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의 도수를 기존 4.3도에서 4.5도로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기존의 제품이 가벼우면서 톡 쏘는 청량감을 강조했다면 이번 제품은 엑스트라 콜드 공법의 최적화된 4.5도로 도수를 높이면서 페일 라거 본연의 풍미와 보다 진한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톡 쏘는 청량감보다 페일 라거 본연의 맛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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