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공사중단 여부를 결정할 정부의 공론조사가 첫 단계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가 구성한 공론화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 제시해왔던 누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는가 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 거듭 말을 바꿨다. 이에 따라 신고리 5ㆍ6호기 공단 중단여부는 문대통령의 의중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공론화위는 27일 첫번째 브리핑에서 “우리는 공론조사 방식을 따른다. 조사 대상자들이 공사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권고사항 정도로 마무리 될 것 같다”면서 “공론조사와 배심원제가 상당히 다른 방법인데 혼용됐다. 처음에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조감도 [사진=헤럴드경제DB]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조감도 [사진=헤럴드경제DB]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 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건설중단과 관련한 공론조사에서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여져야한다”는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또 그동안의 정부 방침과도 차이가 크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공론화위를 발족하면서 “공론화위가 구성한 시민배심원단이 내리는 결정을 그대로 정책에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논란이 일자, 공론화위는 1시25분만에 두번째 브리핑을 갖고 질의응답없이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는 일방적인 입장만 발표했다.

공론화위가 조사활동 결과를 공사 중단이나 재개 중 하나로 내지 않고 토론 과정과 이에 따른 참여자 의견 변화 등을 정부 측에 제시한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가 3개월 후 신고리 5ㆍ6호기 영구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공론조사 방식 및 일정에 대해 “결국 답정문(답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대로 정해져 있다)이 됐다”면서 “당초 공론화위 및 시민배심원단에 최종 결정을 맡기겠다고 한 것과 달리, 이제 와서 권고 사항을 정부에 제출하는 것에 그친다고 한다”며 반발했다.

한편, 공론화위는 1차 여론조사는 2만 명 안팎, 실제 공론조사는 350명 안팎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로 정했다. 1차 여론조사 대상자는 지역·성별·연령을 ‘층’으로 고려한 확률추출법에 의해 선정한다. 여론조사는 휴대전화와 집 전화를 혼합 사용해서 실시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내용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관한 내용과 실제 공론조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원전에 대한 기본 태도 등을 포함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론화위는 다음달 초 1차조사를 하고, 공론조사 대상자를 추출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뒤 최종 조사는 9월 말 또는 10월21일 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공론화위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면 국무총리에게 제출하고, 해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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