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6% 인상이 계기 경제현장 인건비 부담 가중 고용축소폭 최소화 여부 관건 “가계 부문의 소득을 올려 경제를 활성화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방향인 ‘소득주도성장론’의 골자다. 최근 국정의 논쟁 거리로 떠오른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도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에 기초한다.
‘낙수 이론’으로 대표되는 고전적인 기업 중심 경제 살리기 정책에 대한 반론으로 등장한 新(신) 경제 이론으로, 학자들과 정치권 내 경제통들도 그 실현 가능성에 주목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세미나를 열고 “최저임금 상승에 많은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편의점에 갔더니 편의점 주인이 앉아서 직접 일을 해야 할 판이라며 걱정하더라”고 직접 체험한 경제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
나 의원은 “일자리를 줄이지 않으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정치인의 고민”이라며 “중소상공인의 반발을 예상해 (문 대통령이) 대책을 말했는데, 세부적인 사안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소득주도성장론의 부작용을 걱정했다. 정부과 기업, 가계로 이뤄진 시장경제 틀에서 가계쪽의 소득을 급격하게 올렸을 때 기업과 정부 섹터에 생기는 부담과 이에 따른 투자 축소 및 지출 확대 등 반작용을 말한 것이다.
최저임금 16% 인상으로 시작된 소득주도성장론의 첫 실험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7530원)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의 약 10%에 가까운 수치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24만1000명에서 50만6000명의 고용이 감소하고, 8000원으로 올리면 12만5000명에서 15만4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의 소득 인상 효과가 5%에서 10%의 고용 감소로 희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고용난에 따른 빈부 격차는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실질소득의 증대로 이어지려면 매출과 원가(노동비용) 사이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아니면 (고용주는)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는 물가인상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ICT 기술 발달과 맞물린 고용 축소라는 부작용의 증폭도 우려했다. 이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고용이 많은 한계기업은 도태되고 노동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며 “(정부가) 급격한 산업구조조정에 대책에 제대로 서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 현장에서는 이미 사용자의 고용 보이콧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대외협력본부 홍보 총괄은 “아르바이트생을 6명 쓰는 편의점은 이번 최저임금 상승으로 160만원의 인건비가 증가한다”며 “편의점 주인이 보통 400만원을 가져가는데, 그중 160만원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줄어드는 고용을 최소화 하지 못한다면 소득주도성장론은 실패한 실험으로 후세에 더 큰 짐만 될 뿐이다. 박 교수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을 많이 감소시키므로 오히려 그들에게 안 좋다”며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증대시켜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가져오는 경제 전체의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최정호ㆍ홍태화 기자/th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