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섬, 섬은 이제 더이상 섬이 아님을… 연륙교 놓인 인천 강화군 교동도 풍경

주말시간이 나면 강과 저수지를 찾아 붕어낚시를 즐겨하는 나는 10년 전부터 대물터로 유명한 강화군 교동도 고구저수지를 자주 찾아간다. 교동도는 가깝지만 가기는 쉽지않은 섬이다. 강화도에서 적잖은 배삯을 내고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로 15분이면 닿는 섬, 한국에서 열네번째로 큰 섬이지만 민통선 안쪽이라 최근까지 출입이 어려웠다. 개발도 더뎠고, 바깥바람도 덜 탔다. 교통이 불편하여 고립되어 있고 그래서 옛날 추억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한 동안 시간이 멈춰서 있던 고립된 우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이다.

카메라를 들고 섬마을 교동도를 찾아가 본다. 내가 알던 사람냄새 나고 정이 넘치는 교동도의 대룡시장. 골목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 없는 곳이다. 몇 안되는 주민이 가계 앞에서 삼삼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다 외지인이 대화를 청하면 경계심 가득 한 눈으로 바라보는 곳이다. 오가는 사람 없으며 둘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골목길, 물건이 없는 게 더 많은 시장 아닌 시장, 약을 사려 하니 약국은 없고 50년 전 약방이 있는 곳, 70-80년 대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풍경이다. 그런 50년전 모습이 TV프로 1박2일 방영 후 도시 사람들에게 교동도를 찾게 만드는 매력이 되었으니 세상사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옛날 교동도의 교동읍성은 조선 인조7년(1629), 교동에 경기수영을 설치할때 돌로 쌓은 읍성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 홍예문만 남아있고 수십가구가 읍성안에 살고 있다. 육지와 가깝지만 심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교동도는 옛부터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유배지로 잘 알려진곳이다.

고려의 희종, 조선의 연산군이 이곳에서 신산한 유배생활을 했고,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대군 등도 여기서 비참한 생을 마쳤다. 읍성 안쪽에는 온갖 악행과 기행으로 역사의 패륜아로 기록된 연산군의 가묘가 있었던 곳이다. 한때 만인지상이었던 사내가 멀리 바다기 보이는 이 얕은 언덕 위 집에 갇혀 두 달을 살다 병사했다.

교동연륙교가 총연장 3.44㎞로 총 890억 원을 투입, 2008년 10월 착공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6월말 연륙교 공사가 완공되어 섬과 섬이 연결되면 주민들 생활이 좀더 편해지고, 낚시꾼들은 접근성이 훨씬 좋아지겠지만, 섬이 갖고 있는 매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온다.

작년에 3Km 북쪽 황해도 연백 땅 주민이 헤엄쳐 넘어와 민가의 문을 두드렸을 정도로 북한과 가까운 섬.. 배로 갈수 없다면 더 이상 섬이 아닌데... 이제 강화와 교동도를 오가던 페리호도, 창후리 선착장도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추억에서도….

글. 사진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