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정부와 여당이 복지 등 대선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논의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법인세 인상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는 물론 보수정당을 제외한 대다수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 만큼 법인세 인상은 ‘유혹 대상 1순위’이자 ‘뜨거운 감자’다.
새 정부 역시 집권 초부터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검토하는 등 의지를 나타냈지만 최근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당장 명목세율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비과세.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증세효과를 거둔다는 입장이다.
경제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법인세 인상과 관련 명목세율을 높이기보다는 비과세와 감면을 축소해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실제로 실무선에서 이 점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수출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로 인한 표심 이반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적정 조세부담률과 조세행정의 투명화’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법인세 공제·감면액 6조7000억원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6.7%에 달했고, 2015년엔 그 규모가 76.0%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공제ㆍ감면액 67조8000억원중 49조7000억원(73.3%)은 대기업에 돌아갔다는 주장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근 새 정부의 조세개혁 방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기업 비과세 감면 축소를 공식 언급했다. 다만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신중하게 논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런 가운데 국정기획위 내부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에 해당하는 대기업의 비과세ㆍ감면 혜택을 대거 폐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소득환류세제’와 ‘연구개발세액공제’ 등 대기업 공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조100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세액공제는 대기업이 자치하는 비중이 약 70%에 달해, 대기업 혜택 쏠림이 지적돼왔다. 기업 유보금에 세금을 매기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역시 폐지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중 10곳 중 4곳 가량은 적자 혹은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2017년 국세통계 1차 조기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64만5061개 가운데 소득이 없거나 적자를 이유로 법인세를 면제받은 기업은 24만2027개로 3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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