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폰 통한 비밀교류 및 최 씨의 옷값대납 등 인정 -‘이영선 판결문’ 토대로 朴-崔 뇌물죄 입증에 박차 -특검, 朴-崔 경제 공동체 뒷받침하는 증거로 판단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법원이 28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실형을 선고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뇌물죄 입증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주변 인물들이 속속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점점 궁지에 몰리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에게 차명폰을 제공(전기통신사업법 위반)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행정관에게 전날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특검은 판결 내용을 추후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 씨의 뇌물 사건 공판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서로 은밀하게 통화하기 위한 직통 휴대전화를 이 전 행정관이 차명으로 개설한 사실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의상대금을 받아 의상실에 지급했다는 이 전 행정관의 증언이 허위라는 사실을 법원이 명확히 인정했다”며 “이 전 행정관의 판결문을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행정관은 지난 1월 헌재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아 서울 신사동 의상실에 옷값을 전달한 적 있다”고 증언하며 최 씨의 옷값 대납 의혹을 적극 방어했다.
그러나 그는 선행된 검찰 조사에선 ‘의상실 존재는 나와 윤전추 행정관만 안다. 나는 의상비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사실이 공개돼 위증 의혹을 불러 왔다.
재판부도 이날 “의상대금 지급이 문제될 여지가 생기자 이 전 행정관이 대통령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행정관의 헌재 증언을 허위로 판단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이 차명폰으로 최 씨와 은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고, 박 전 대통령의 의상대금을 전적으로 최 씨가 대납하는 등 공사(公私) 영역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본 것”이라며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해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뇌물을 요구한 사실, 최 씨가 받은 경제적 이익은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법적으로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법원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인정한 만큼 향후 두 사람이 공범으로 엮여 있는 뇌물수수 재판에서 이 전 행정관에 대한 판결 내용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도 “청와대가 의상대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최 씨가 의상대금을 냈다는 의상실직원들의 진술을 인정한 만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공동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