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초저출산…상황은 악화 올 ‘30만명대 출생’ 눈앞의 현실 -육아휴직 급여 형편없이 낮고 투입예산 80% 보육에만 편중 부모보험 도입·가정양육수당 개선 필요 올해 출생아수가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 전년대비 7.3%감소하면서 간신히 40만명대에 턱걸이했었다.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다. 문제는 35세 이하 여성의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면서 젊은층의 저출산 기조가 더욱 심화하고 있어 올해 더 추락이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2% 부족한 저출산 대응…‘아빠의 달’ 성과= 정부는 2005년 합계출산율 1.08명을 기록하자 부랴부랴 2006년부터 1~3차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16년째 초저출산(1.3명 이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문제를 국가 존망을 좌우할 어젠다로 인식하고 지난해까지 총 102조4000억의 예산을 쏟아부었는데도 작년 출산율(1.17명)은 오히려 전년(1.24명)대비 후퇴했다. 이처럼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타이밍을 놓친 정책 등 ‘2% 부족’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예컨대 남성의 가사와 육아를 장려하는 이른바 ‘일-가정 양립’ 정책 가운데 ‘아빠의 달’은 2차 저출산대책을 2차 보완한 2014년에 비로소 포함됐다. 그나마 엄마가 먼저 육아휴직을 하고 그 다음에 아빠가 휴직을 하면 첫 1개월만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1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어서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기에는 미흡했다. 하지만 3차 저출산대책에서 수혜기간을 3개월로 늘리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현재 육아휴직을 쓴 남성은 2192명으로 전년대비 54.2% 증가했고, 아빠의 달 이용자 수는 846명으로 94.0% 증가했다. 곧바로 3개월로 했더라면 성과가 더 좋았을 것이다.
▶쥐꼬리 육아휴직급여 아빠 육아휴직 발목= 아빠들에게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인 것은 ‘사내눈치’도 있지만 월 100만원 내에서 통상임금의 40%수준으로 형편없이 낮은 육아휴직급여 탓도 크다. 작년 육아휴직자의 1인당 월평균 급여는 69만6000원에 불과했다. 주소득원인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생계유지가 안 된다는 얘기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에서 육아휴직급여 2배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여전히 미흡하다. 부모가 마음 놓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려면 스웨덴 방식의 ‘부모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독립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아빠육아휴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공무원과 고용보험에 가입한 직장인뿐이다. 고용보험 미가입 비정규직이나 영세업종 종사자, 자영업자는 물론 중소기업 근로자도 대부분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모보험이 도입되면 고용보험 미가입자라도 누구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쓸 때 소득의 70~80% 수준을 보전받는다.
▶아동수당ㆍ부모보험 등 제도 도입 실기=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0~5세 무상보육·무상양육이 실현되면서 저출산대책 예산의 80% 정도가 보육에 편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보육교사 처우나 시설 개선이 미흡해 ‘믿고 맡길 만한 시설’은 태부족이다.
또 보육에만 편중되다보니 OECD 회원국 대부분이 도입한 아동수당이나 부모보험 등 효과가 검증된 제도의 도입이 미뤄졌다. 한국의 GDP대비 가족복지정책 지출은 1.38%로 프랑스(3.7%)·스웨덴(3.6%)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육아휴직·유연근무제·출산휴가·한부모 지원 등에 쓰는 비용이 이들 국가들에 비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아동수당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나설 것으로 보여 10만원 선에서 도입될 전망이다. 진일보했지만 이미 아동수당을 운용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16~18세까지 지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혜규모와 대상을 늘려가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가정양육수당 현실화도 필요=무분별한 보육시설 이용을 줄이고 부모와 영아 간 정서적 유대형성에 좋은 가정양육은 수당이 보육료 지원금 보다 적어 찬밥이다. 어린이집에 보내면 작년 7월 실시된 ‘맞춤형보육’에 따라 월 82만5000원(만 0세.종일반 기준)을 지원받지만 가정양육수당은 월 20만원에 그치다보니 “집에서 키우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 가정양육동기마저 떨어뜨린다.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살림과 육아를 맡아오던 문화 자체를 바꾸는 인식전환노력도 따라야 한다. 최근 몇 년새 무상보육 정책이 시행되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난임 지원 강화, 육아휴직 사용률 증가 등 국내 출산·양육 인프라는 어느 정도 확충된 상황이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이 꿈쩍하지 않는 데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비롯된 뿌리깊은 여성차별 인식이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맞벌이’가 늘고 있지만, ‘맞돌봄’은 존재하지 않는 사회구조 때문에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효미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을 도우려면 여성이 주변 도움없이 혼자 아기를 키우는 이른바 ‘독박육아’를 걱정하지않도록 가정내에서도 부부가 동등하게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풍토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처별로 백화점식으로 추진되는 저출산대책 79개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여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호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출산에는 교육, 노동, 주거, 보육, 일·가정 양립, 경제, 미래 전망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종합적인 관점에서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고 밝혔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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