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쿠데타에 성공한 지 곧 한달 되는 태국 군부가 성난 농민 민심 달래기와 넘쳐나는 쌀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22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태국 군부의 가장 큰 지상과제는 ‘쌀’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이 정권 장악 직후 내린 첫번째 명령 중 하나는 쌀 재고량을 파악하고, 쌀 값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판매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프라윳 총장은 지난 6일 TV연설에서도 “시장에서 쌀 수급을 조절함으로써 가격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면서 하지만 “매우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태국 군부에게 쌀은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퇴임한 잉락 친나왓 총리가 포퓰리즘에 의해 막대한 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정부 예산 92억달러가 손실이다. 지난 2월 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뒤 쌀 재고량은 1000만~1500만톤에 이르렀다. 태국의 연 수출량의 2배 규모다. 올해 마지막 분기 수확량까지 감안하면 재고는 2000만톤으로 높아질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태국 군부는 쌀을 시중에 내다팔아 재고량을 낮추면서도 가격하락이 불만인 농가도 달래 줘야할 형편이다. 최근 군부는 국영은행들에게 80만 농민들에게 수개월째 밀린 쌀 보조금 27억달러를 지출하라고 명령했다. 현금으로 지원하는 쌀 수매 프로그램을 즉각 부활시키지 않는 대신, 농가 비료, 볍씨 등 생산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국영은행을 통해 농가에 저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창고에 쌓여있는 쌀도 단계적으로 풀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쌀 재고량을 시중에 풀 적절한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국은 올 1분기에 393만톤을 수출했고, 올해 총 900만톤 수출이 예상된다. 가격을 더 낮춰 추가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이와 관련 미국 농무부는 내년에 태국이 수출 1000만톤을 달성, 인도를 누르고 쌀 수출국 1위를 탈환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국제곡물위원회의 데이런 쿠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인 가격으로만 재고를 푼다면, 태국이 가격결정자(price-setter)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쌀 판매가를 낮추면 인도산 쌀을 주로 수입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판매를 늘리고, 중국 내 베트남산 시장도 뺏어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태국 쌀 가격은 과거 베트남, 인도 등 다른 원산지보다 톤 당 50달러를 더 받았지만 이런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있다. 태국 쌀은 올해 최저로 떨어졌고, 앞으로 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태국쌀수출협회는 “톤 당 10~20달러 이상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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